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저가정책을 내세워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서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의 사업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예정보다 속도를 더 높일 전망이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탓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제조사들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주력한다. OLED 사업 전환에 속도를 높인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OLED 기술력을 높이고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 LCD 시장, 중국에 뺏겨… BOE, 대형 LCD 시장 1위 등극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패널 제조사들은 적자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 2분기 2,28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LCD(액정표시장치)의 경우 패널 판매단가가 급격하게 하락하며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에 세트업체들은 구매를 늦추는 등 보수적 구매 진행으로 출하량이 감소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마찬가지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2분기 영업이익은 1,000억원대 이하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유는 중국이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막대한 자본금으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후 저가정책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단기적인 수익 대신 장기적인 점유율 확대를 노린 전략이다. 

이 같은 저가정책은 결과로 나타났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이미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를 누르고 글로벌 LCD 시장 1위로 올라섰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 1분기 대형디스플레이 시장에서 BOE는 출하량 기준 22%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로 밀려난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20%다. BOE는 해당 시장에서 지난해부터 LG디스플레이를 누르며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 ‘OLED’ 올인하는 기업… 정부 지원 뒷받침될까

이에 국내 제조사들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공급 과잉으로 패널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 LCD 시장에서 발을 빼는 동시에 OLED로의 사업 전환에 가속도를 낸다는 의미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에 주력한다. 올 3분기 OLED TV 흑자 전환을 실현하고, 파주의 10.5세대 투자도 OLED로 직행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인 중국 8.5세대 OLED 공장과 더불어 대형 OLED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패널에 해당하는 중소형 OLED에 집중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과의 OLED 기술 격차는 최소 3년 이상이다. 문제는 중국의 빠른 기술 발전 속도다. 최근 중국 업체들도 OLED로의 사업 전환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OLED 역시 중국이 빠르게 따라올 것이며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을 제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부의 역할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실제 중국 정부는 막대한 지원을 통해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을 키웠다. 자국 기업이 단기적으로 적자를 보더라도 투자를 이어가길 원한 중국 정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을 키우기 위해 ‘대규모 지원금’ 전략을 내세웠다. 이로 인해 중국 제조사들은 LCD 패널을 원가에 가까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 중국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는 형태로 손실을 상쇄했다.  

이에 따라 OLED를 위한 한국 정부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정부 역시 이를 인지,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지원책을 수립하고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성장 분야의 R&D 세액공제에 나선다. 지난 25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성장 분야 R&D 세액공제 대상 해당여부를 심의하는 ‘신성장동력·원천기술심의위원회’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세액공제율은 최대 40%다. 

이날 심의된 기업은 삼성디스플레이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분야 R&D에 대한 세액공제 적용 여부를 따진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심의에 통과하게 되면 최대 300억원의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이 금액은 기업의 또 다른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긍정적인 효과가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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