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로 나선 송영길, 김진표, 이해찬(기호순) 의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거취 문제를 두고 각기 다른 입장을 내놔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거취 문제가 변수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당대표가 된다면, 여배우 스캔들에 이어 최근 조폭연루설까지 불거지면서 당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담을 안긴데 대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당의 공식 입장은 없다. 개인적 의혹으로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침묵할 경우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데 우려가 적지 않다. 결국 이재명 경기지사의 거취 문제는 차기 당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다.

◇ 김진표의 탈당 권유에 “당혹스럽다”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은 김진표 의원이었다. 그는 2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괴로운 일이지만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 문제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자진 탈당을 권유한 말이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의 탈당과 복당이 사례로 제시됐다. 서영교 의원은 가족 보좌진 채용 논란으로 뒷말을 사게 되자 스스로 당을 떠났다가 무죄 판결을 받고 2017년 9월 복당했다. 김진표 의원은 “서영교 의원이 과거에 보여준 결단이 이재명 경기지사에게도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이해찬 의원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의혹에 대해 “잘 모르겠다”면서도 “전당대회와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내부 사정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찬 의원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교감설 때문이다. 이해찬 의원의 측근으로 불리는 이화영 전 의원이 경기도 연정부지사로 임명된 게 뒷말을 불러왔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해찬 의원을 지지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자칫 여론의 반발을 살 수 있는 대목이다. 이해찬 의원의 분명한 입장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송영길 의원은 선조사 후조치를 강조했다. 사실관계에 다툼이 있는 상황인 만큼 “경찰 수사가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촉구”한 뒤 “수사 결과를 기초로 당 윤리위원회를 통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30일 YTN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법적인 문제가 없더라도 도덕적인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당 윤리위에서 조사”할 방침을 전했다. 다만 그는 “우리 당내 경선에서 정치적 필요에 따라 쟁점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김진표 의원의 탈당 권유에 당혹감을 나타냈다. 해당 발언의 배경과 경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당권주자 모두 사태 해결 방법에 차이가 있지만 그 심각성에 대해선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자진 탈당을 권유하면서 컷오프 이전보다 더 많은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이를 방증했다. 당사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여배우 스캔들은 수사를 통해 진실규명 과정에 있고, 조폭연루설은 해당 내용을 보도한 SBS에 반론을 청구한 상태라 탈당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때문에 김진표 의원의 발언에 대한 배경과 경위를 파악하는데 신경을 쏟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것. 쏟아지는 비판에 대해선 “수사를 통해 결과가 공정하게 밝혀지길 바라는 목소리”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한 달여 동안 펼쳐질 당권 레이스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사퇴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30일 현재 13만명에 육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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