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호 신임 LG공익재단 이사장. < LG그룹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그룹총수가 맡아왔던 LG그룹 4개 공익재단 이사장 자리에 외부인이 올라 눈길을 끈다.

LG그룹은 지난 30일 LG연암문화재단, LG연암학원, LG복지재단, LG상록재단 등 LG의 4개 공익재단이 이문호 전 연암대학교 총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별세한 구본무 회장에 이어 이사장직에 오른 것으로, LG공익재단 이사장에 그룹 총수가 아닌 인물이 선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선 이와 관련, LG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재벌개혁 움직임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대기업 공익재단은 과거부터 오너일가들의 ‘편법승계’ 도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상속세를 내지 않기 위해 재단에 주요 계열사 지분을 이전한 뒤 이사장직을 되물림하는 행위 때문이다. 이에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는 최근 ‘대기업 공익법인의 의결권을 5%로 제한하자’는 내용이 담긴 ‘공정거래법 개편 최종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다만 LG의 이번 결정이 공정위의 규제를 염두 했다고 보기엔 힘들다. LG연암문화재단과 LG연암학원이 보유한 (주)LG 지분은 2.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이문호 신임 이사장은 1966년 LG화학에 입사 후 LG 회장실 사장과 인화원장, LG연암학원의 연암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사실상 LG그룹의 원로경영인을 공익법인 이사장 자리에 앉힌 셈인이다.

LG 관계자는 “구광모 대표가 상당기간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 직접 이사장을 맡지 않았다”며 “(하지만) 선대회장이 우리 사회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자 설립한 공익재단에 깊은 관심을 갖고 계속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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