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7일 취임한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벌써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행보를 두고 당내에서 갖가지 잡음이 나오고 있다.

자격논란이 낳은 더불어민주당 출신 김대준 전 비상대책위원의 자진사퇴와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가 당내 잡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31일 한국당에 따르면,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이 같은 김 비대위원장 행보에 대해 ‘좌클릭이 아니냐’라는 우려했다. 김 비대위원장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한편, ‘박정희 유산 지우기’ 행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5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행보를 ‘국가주의적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하면서 박정희 정부에 대해서도 "박정희식 국가 개입에 동의하는 사람은 같이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30일,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자리에서 ‘모두 다 함께 잘 사는 나라’라고 방명록을 작성했다.

이를 두고 김문수 전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야말로 ‘모두 다 함께’가 아니라, 공공연히 국론을 분열시킨 대통령 아니냐”면서 “김 비대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을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기억하고 있는 모양인데, 저는 ‘국민분열과 갈등의 상징’으로 기억하고 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다른 의원도 31일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에게 우파의 기본가치를 훼손하는 권한까지 준 것은 아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은 악으로 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선으로 보는 듯한 가치라면 우리당을 지지하는 국민으로부터 지지받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 좌클릭 비판’ 불구 노선 재정립 나설 듯

한국당 내에서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이른바 좌클릭 행보에 대해 ‘일단 지켜보자’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당 비대위가 출범한 지 채 한달이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김병준 체제 흔들기’에 나설 경우 한국당이 바라는 혁신을 완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31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이른바 ‘좌클릭’ 행보에 대해 비판하는 당내 목소리에 대해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비판”이라면서도 “김 비대위원장이 우리 사회의 통합과 당의 가치 재정립을 최우선 과제로 천명했고, 지금 그에 걸맞는 행보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 역시 전날(30일) 노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두고 당내 비판이 제기된 데 대해 “충분히 나올 수 있다”면서도 “결국 우리 사회가 통합을 향해 가야하고 우리 당이 힘을 모아 국가를 새롭게 해 나가야할 상황인만큼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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