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왼쪽부터 당대표로 출마한 이해찬, 송영길 후보, 추미애 대표, 노웅래 당선관위원장, 김진표 후보가 공명 선거를 다짐하는 파이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8·25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의 기호와 이름만으로 권리당원 ARS투표와 일반당원·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당 대표 후보들은 물론 최고위원 후보들도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친문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전당대회가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향후 선거운동 과정에서 후보자 간 네거티브 등 과열 양상이 보일 경우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각 캠프에 경고 및 주의를 주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19일 개정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시행세칙에 따르면, 권리당원 ARS투표는 ‘기호△번 ○○○후보자’와 같이 기호와 이름만 호명된다. 일반당원과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여론조사는 기호 순으로 호명하되 ‘○○○후보자’로 이름만 호명된다. 후보자들의 대표이력을 함께 설명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전당대회 투표비율은 대의원 현장투표 45%, 권리당원 ARS투표 40%, 대국민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다.

당 대표 후보들은 대표약력 가장 첫 번째 줄에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적는 등 ‘친문’ 인사임을 강조하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대표약력에 ‘문재인 당대표 비서실장’ ‘문재인 대통령후보 선거대책본부 총괄부본부장’을 적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상쇄하고자 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ARS투표와 여론조사가 투표에 반영되는 비율이 높은 만큼 후보들은 일단 자신의 이름만으로 승부를 펼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2년차에 선출되는 차기 지도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전당대회가 순조롭게 진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후보자 간 흠집내기나 네거티브 공방전이 펼쳐질 경우 정당은 물론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특히 최근 조폭 연루설에 휘말린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후보자들의 입장이 갈리면서 전당대회도 과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1일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을 모아 공명선거실천 서약식을 진행한 것도 같은 이유다.

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특별히 오늘 서약식을 가진 이유는 당이 약간 과열되는 분위기다. 과거에 비해서 집중도나 과열이 조기에 되면서 논쟁이 확산되는 것 같다”며 “이번 전당대회는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 하면서 평화와 경제, 민생을 살려나가는 계기로 집권여당의 비전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국민께는 희망을 주고 당원들에게는 확실한 포부를 밝히면서 더 강력한 민주당을 만들어나가는 긍정적인 전당대회가 되길 바라기 때문에 도 넘는 흠집내기나 네거티브로 어려움을 갖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의원은 “노웅래 의원이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으니 당헌·당규에 입각해 선거가 진행될 것이고 선거를 하다보면 과열되는 건 당연지사고 민주당 내 아주 전통적인 방향이기 때문에 과열되면서 숙성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상호간 네거티브로 비화되지 않는 방향에서 숙성돼 더 강한 민주당이 되길 바란다”며 “그 선을 넘게 되면 적절한 시기에 선관위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전당대회가 ‘친문 마케팅’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누가 더 문 대통령과 가까운지 경쟁이 아니라 어떻게 더 민주당을 강하게 만들 것인지, 능력 있는 민주당을 만들 것인지 경쟁으로 나가는 것이 당원도 국민도 바라는 바”라며 “당정청 관계를 어떻게 잘 만들어갈지, 어려운 외교·안보·경제 상황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당 공천 시스템을 잘 정비하면서 당을 제대로 이끌 것인지 이런 긍정적 경쟁으로 나가서 비전을 만드는 전당대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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