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현장 민생탐방’ 경험을 바탕으로 당 노선 수정에 나서기로 했지만, 당내 반발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1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일, ‘현장 민생탐방’ 경험을 바탕으로 당 노선 수정에 나서기로 했다. 현장 민생탐방은 국민들에게 당 혁신에 대한 의견을 묻고 민생 전반에 대한 목소리까지 청취한다는 의도로 진행됐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민생탐방 이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내 싸움·험담 금지, 정부·여당이 잘하는 건 잘했다고 말하고 잘못하는 부분은 대안 제시하라’ 등의 국민 목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국민 목소리에 대해 “앞으로 저희들이 가는 방향과 일치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당 비대위 활동에 적극 반영할 뜻을 밝혔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국민 목소리’를 빌어 당 혁신 과제로 내세운 것은 ‘인적 청산’과 ‘국정운영에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야당’으로 보인다. 이는 김 비대위원장이 ‘보수노선 재정립’이라는 당 혁신 방향을 설정한 것과 이어지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17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둘은 동떨어진 개별적 과제가 아니라 밀접히 결부된 사안”이라며 “국민이 보기에 한국당의 망조를 불러온 구태의연한 인물들이 사라지고,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이념 좌표를 설정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일,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며 민생탐방 일정을 진행했다. 사진은 양재동 화훼시장을 방문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모습. (사진 제공=자유한국당)

◇ ‘당 노선 수정’ 험로 예고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민생 탐방으로 청취한 민심을 ‘당 노선 수정’에 반영할 뜻까지 밝혔지만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보수노선 재정립’을 강조하자 당내에서 이에 대해 “좌클릭이 아니냐”는 반발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내 ‘계파갈등’ 문제도 해결되지 않아 김 비대위원장의 앞날에 진통이 예상된다.

이미 당내 반발로 인해 김 비대위원장 행보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박근혜정부 당시 청와대 국정기획 수석이었던 유민봉 의원이 당 ‘가치혁신TF’ 위원장으로 내정된 직후 비박계 반발로 철회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 친박계가 김 비대위원장이 언급한 ‘박정희 유산 지우기’에 반발하기도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1일 기자단담회에서 ‘구체적 혁신 방향이 보이지 않는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소위가 구성되고 그 내용을 보게되면 비대위가 어떤 일을 할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일(2일)쯤 확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당은 ‘한국당 좌표와 가치 재정립을 위한 소위, 한국당과 정치 전반에 대한 혁신 소위, 국민과 당원에게 열린 정당·투명한 정당으로 나아갈 대안을 위한 소위, 당과 국회의원의 유기적 연결을 통해 현실적으로 도움되는 입법안과 이를 만들기 위한 소위' 등 4개 소위를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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