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작년보다 크게 줄었다. 주된 원인 중 하나는 이전소득수지 적자의 급증이다. 사진은 고객에게 실시간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 중인 모 은행의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한국이 국제거래에서 ‘돈 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경상수지 흑자 폭이 작년보다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은 3일 ‘2018년 6월 국제수지’를 발표했다.

6월 경상수지가 73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총 296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7년 상반기 흑자규모(356억5,000만달러)에 비하면 60억달러가 줄어든 셈이다.

우선 상품수지 흑자가 12억달러 가량 감소했다. 수출 실적과 수입 대금의 격차를 뜻하는 상품수지는 3~6월에는 비교적 양호했지만, 2월 흑자규모가 60억달러에 그쳤던 것이 뼈아팠다(17년 2월 102억2,000만달러 흑자).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들면서 수출실적이 타격을 입었던 영향으로 해석된다.

여행수지도 적자규모가 77억4,000만달러에서 85억달러로 소폭 악화됐다. 16년 상반기에 35억달러 수준이었던 여행수지 적자는 작년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해외여행을 즐기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올해는 그보다도 손실이 컸다.

가장 큰 차이는 이전소득수지에서 발생했다. 작년 상반기에 23억달러 수준이던 이전소득 적자규모가 올해는 53억2,000만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이전소득은 거래가 아닌 단순 지급의 형태로 올린 소득을 가리키며, 국제수지 부문에서는 해외 과징금과 원조금, 그리고 국경을 넘어 송금되는 돈들을 포함한다. 이전소득수지가 크게 악화됐다는 것은 외국인 거주자의 국내 경제활동이 그만큼 활발해졌음을 뜻한다.

통계청의 국제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이후 출국자와 입국자 수의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다(체류기간 90일 이상 기준). 작년의 경우 외국인 입국자 수가 12.5% 증가한 반면 내국인 출국자 수는 3.5% 감소했다. 또한 출국자들은 20대와 50대가 많았던 반면 입국자들은 30대의 비중이 가장 커, 이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후 본국으로 송금한 돈이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