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조나리 기자] GS칼텍스가 ‘인권경영’을 선언했다. 사업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인권경영체계를 수립,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특히 GS칼텍스는 인권경영 적용을 협력사까지 확대하겠다면서 총 36개의 협력사가 이행해야할 세부 행동규범을 발표했다. 그러나 협력사에 대한 GS칼텍스의 윤리규범은 2개의 선언적 내용으로 그쳤다. GS칼텍스는 지난 5월 협력사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어, 다소 아쉬운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인권경영’ 선언한 GS칼텍스, 내용은?

GS칼텍스는 지난 2일 ‘2017년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표, 지난해 한 해 동안 시행된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 발간은 올해로 13번째다. GS칼텍스는 보고서를 통해 ▲신성장 동력 발굴 ▲신기후체제 대응 및 환경관리 ▲안전한 사업장 구현 ▲투명하고 공정한 윤리경영 실천 이라는 4개 핵심 이슈를 발표했다.

GS칼텍스가 지난 2일 발표한 2017년 지속가능성보고서 표지. 

보고서에 따르면 GS칼텍스가 발표한 인권정책은 ▲기본 인권 보호(임직원에 대한 인도적 대우/차별금지/강제노동 금지/이동노동 금지) ▲노동 인권 보호(적법한 근로시간 및 근로조건 준수/안전한 근로환경 조성/발전적 노사 관계 구축) ▲이해관계자 인권 보호(개인정보 보호/지역사회 참여) 등으로 구성됐다.

이와 함께 GS칼텍스는 윤리규범 제정을 통해 경영활동의 의사결정 및 업무수행 기준도 정비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고객경영 만족 ▲협력사와의 공존공영 ▲임직원존중 및 기본윤리 준수 ▲주주 이익 보호 ▲국가와 사회에 대한 공헌 ▲환경·보건·안전 중시 경영 등이다.

GS칼텍스는 협력사에 대한 자금지원과 기술개발 지원, 교육 등의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협력사에 대한 일부 임직원들의 갑질 행위가 알려지면서 충격을 준 바 있다. 이번 인권경영 선언은 해당 사태 후 발표된 것으로 협력사에 대한 정책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협력사와의 공존공영’의 세부적 내용은 ‘협력사에게 공정한 거래 기회를 제공하고 합리적인 거래조건을 보장한다’, ‘상호 대등한 위치에서 공정하게 거래하며,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선언적 내용으로 그쳤다.

반면 GS칼텍스의 경영정책을 위해 협력사들이 준수해야 행동규범은 ▲근로자의 인권 존중(7개) ▲안전한 작업환경(8개) ▲환경친화적 사업장 관리(6개) ▲기업 윤리 준수(6개) ▲경영시스템(9개) 등으로 차이가 두드러졌다.

◇ 향응·접대 사건, 자체 조사 종결... 결과는 ‘함구’

GS칼텍스는 지난 5월 24일 협력사에 대한 일부 임직원들의 향응접대 강요 등의 갑질 행위가 알려지면서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당시 협력사 사장 A씨는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GS칼텍스와의 계약기간 동안 겪었던 고충을 설명하며 임직원들에게 고급 룸살롱에서 ‘술과 여자 등 향응접대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인권경영을 선언한 지금, 해당 사건은 이미 지난달 자체 조사가 종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조사 결과 및 조치 내용 등 임직원들의 개인적인 사항은 알려줄 수 없다”면서 “엄정하고 공정한 조사를 거쳐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한편 허진수 회장은 지속가능 보고서 발간사에서 “올해는 회사의 인권정책을 돌아보고, 협력사의 행동규범도 정비해 협력사들의 지속가능경영 수준도 높여나가겠다”면서 “이번 보고서 발간이 임직원을 비롯한 고객과 주주, 협력사와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소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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