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폭락했던 지난 6월 19일, 싱타이 증권거래소에서 한 남성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뉴시스/신화>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중국 경제가 생각보다 부진하다. 당국은 여전히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많은 지표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상당히 둔화됐음을 알리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 주장하는 ‘중국 금융위기설’은 기우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때 10%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미국을 추월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곳곳에서 앓는 소리가 새어나오는 중국의 모습은 분명히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 고개 숙인 주식시장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3일(현지시각) 중국 주식시장이 일본에게 세계 2위 주식시장의 자리를 내줬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12월, 상하이 주식거래소와 선전 주식거래소의 시가총액 합이 일본을 넘어선지 3년 9개월 만의 일이다.

최근 중국 증시는 폭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2일(현지시각) 기준 중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6조900억달러로 연초와 비교하면 2조2,900억달러가, 중국 주식시장이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던 15년 1월과 비교하면 5조달러가 적다.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의 주요 기업들로 구성된 CSI300지수는 지난 1년간 17% 하락했다.

일본 역시 주식시장이 다소 부진한 모습이지만,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낮아 6조1,600억달러의 시가총액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최근 사상 최초로 1조달러를 넘어선 애플을 포함해 모두 31조달러에 달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기업부채를 줄이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이 증권시장을 부진에 빠트린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대출제한과 구조조정 등의 ‘디레버리징’ 전략이 중국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 20년만의 경상수지 적자

중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6.7%로 집계됐다. 지난 2012년 12%를 넘기며 최고조에 달했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다. 경제구조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수출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경제노선을 수정하면서 동반된 결과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과의 무역 전쟁은 경제성장률의 둔화 폭을 시장의 예상 이상으로 확대시킬 수 있다. 중국은 보복관세를 발표하며 응전 태세에 들어갔지만, 미국의 대 중국 수출의존도보다 중국의 대 미국 수출의존도가 더 높다보니 미국의 승리를 점치는 전문가들이 더 많다.

중국의 경상수지는 올해 1분기 17년 만에(분기 기준), 상반기 기준으로는 20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6일 상반기 경상수지가 1,801억위안, 약 283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같은 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중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본 적자만 154억달러에 달한다. 지식재산권은 미국이 중국에게 가장 끈질기게 문제제기하고 있는 분야며, 중국이 지식재산권 분쟁에서 양보하지 않는다면 두 나라가 ‘극적 타협’에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 위안화의 가치하락

지난 3월 30일 6.28위안이었던 달러·위안화 환율은 8월 6일엔 6.85위안으로 치솟았다. 중국 화폐와 시장의 힘이 그만큼 약해졌다는 뜻이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고 위안화 해외송금을 제한하면서 시장에 더 많은 돈을 풀고 있다. 무역 분쟁의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려는 시도다. 다만 그 과정에서 위안화 가치가 지금처럼 절하된 것은 달갑지 않다. 낮은 환율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에서 나오는 손해를 어느 정도 메워줄 수 있지만,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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