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업계가 최근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보류하고 있다. 역차별 논란이 일어나서다. 이에 IPTV 사업자들은 자체 제작을 대안으로 내걸었다. 투자를 확대해 콘텐츠 품질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IPTV에서 ‘넷플릭스’ 콘텐츠를 볼 수 있을까. 최근 업계 분위기가 달라졌다. 당초 가입자 유치를 위해 넷플릭스 모시기에 나섰던 IPTV가 발을 빼고 있어서다. 이들이 우려하는 문제는 ‘역차별’이다. 대안은 자체제작 콘텐츠의 확대로 점쳐지고 있다. 

◇ IPTV, 넷플릭스 제휴 보류 ‘왜’

넷플릭스는 세계 최대 미디어 회사다. 190여개국에서 1억1,7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자사 플랫폼뿐 아니라 제휴를 통해 전 세계 다양한 플랫폼 기업들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이에 최근 규모를 키우고 있는 국내 IPTV도 넷플릭스에 대한 관심을 키운 바 있다. 시작은 LG유플러스였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추진하기 위해 논의를 이어왔다. 이후 SK브로드밴드도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는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행보였다. 특히, LG유플러스는 IPTV 업계 3위 사업자다. LG유플러스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차별화된 콘텐츠가 절실하다.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가장 먼저 추진한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 KT와 SK브로드밴드보다 먼저 넷플릭스 콘텐츠를 선점하는 것은 LG유플러스의 가입자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증권업계에서는 넷플릭스와의 제휴가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성장뿐 아니라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도 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 대안은 ‘자체제작’… 넷플릭스 제휴 아닌 ‘제2의 넷플릭스’ 꿈꾼다

그러나 최근 업계 분위기가 달라졌다.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보류하며 반응을 살피고 있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아이들나라 2.0’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재검토하고 있다”며 “우려하는 분들이 많아서 재검토 중이다. 다양한 문제를 살펴보고 있다. 규제 환경, 콘텐츠 산업 등과 관련한 우려가 커 다시 봐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후 SK브로드밴드까지 같은 의견을 내놨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7일 열린 간담회에서 “고객이 원하면 제공할 것”이라며 “다만 현재 상황에서는 넷플릭스와의 제휴가 조심스럽다. 넷플릭스는 9대 1의 수익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IPTV 업계의 바뀐 분위기는 역차별 문제가 불거지면서다. 국내 미디어산업에 대한 IPTV의 역차별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IPTV 업계가 콘텐츠 대가 지급과 관련, 넷플릭스와 국내 콘텐츠 공급자를 차별 대우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넷플릭스의 수익배분율은 9대 1이다. 넷플릭스가 수익의 90%를 가져가고, 나머지 10%를 플랫폼 사업자가 갖는 것이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정책인 만큼 IPTV 업계도 이를 따라야 한다. 

국내 상황은 다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6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시청자가 2016년 IPTV에 지급한 금액은 1조2,8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본채널 수신료 매출과 단말 장치 대여 매출을 합산한 금액이다. 이중 IPTV 사업자가 PP 사업자에게 지급한 금액은 1,885억원으로, 총 수익의 14.7% 수준이다. 역차별 문제가 제기되는 까닭이다. 국내 콘텐츠 공급자의 처우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품질은 우수한 편이다. 넷플릭스 자체 분석에 따르면 자사 회원들의 콘텐츠 시청 시간은 하루 평균 1억4,000만 시간 이상이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시리즈부터 다큐멘터리,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어서다. 

이에 IPTV는 ‘자체 제작’을 대안으로 내걸었다. 콘텐츠 품질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LG유플러스는 키즈 콘텐츠에 집중해 자체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만의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마중물 개념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약 500여편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 향후 지속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콘텐츠 투자비용을 전년 대비 5배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자체 제작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오리지널(자체 제작) 콘텐츠는 독점성이 필수”라며 “가입자 수준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 때 제작 가능하다. 가입자가 늘어나면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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