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제강의 동아스틸 인수를 두고 구조관 업계에서 성토가 흘러나오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3세 ‘사촌경영’을 향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세아제강의 행보가 업계에서 뒷말을 낳고 있다. 공격적인 사업 다각화 추진에 기존 중소업체들이 긴장감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세아제강은 최근 동아스틸을 계열사로 공식 편입시켰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것이 지난 5월 발표된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식화된데 이어 최종 마무리됐다.

세아제강은 법정관리 중인 동아스틸의 채권을 사들여 이를 지분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동아스틸을 품었다. 동아스틸은 늦어도 올 연말이면 법정관리가 마무리될 전망이며, 이와 함께 세아제강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세아제강이 동아스틸을 품은 이유는 우선 사업다각화를 위해서다. 현재 세아제강은 강관 위주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동아스틸은 법정관리 전까지만 해도 월 1만5,000톤 안팎의 판매실적을 유지하며 입지가 탄탄했던 곳이다. 동아스틸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이는 세아그룹의 3세 경영 행보와도 무관지 않다. 세아그룹은 현재 3세 ‘사촌경영’이 임박한 상태다. 동갑내기 사촌형제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와 이주성 부사장이 두 축이다. 이태성 대표는 세아홀딩스를 정점으로 세아베스틸, 세아특수강 등 특수강 사업을 맡고, 이주성 부사장은 세아제강을 필두로 강관 및 판재 사업을 맡는 쪽으로 정리가 이뤄지고 있다. 세아제강은 지주사 전환도 추진 중이며, 완료와 함께 세아그룹의 3세 사촌경영은 본격적으로 닻을 올릴 전망이다.

이처럼 기존의 세아그룹이 두 개의 축으로 나눠지는 과정에서 사업 다각화 추진 또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세아제강의 이러한 행보가 업계에 미칠 영향에 있다. 구조관 업계는 그 특성상 중소업체가 주를 이룬다. 기술 장벽이 높지 않고, 건설업 등 전방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관 시장에 세아제강 같은 대기업이 뛰어들 경우 기존 중소업체들은 경쟁이 쉽지 않다.

한 업계관계자는 “동아스틸은 구조관 업계에서의 입지가 상당했는데, 세아제강 계열사에 편입되면서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제로섬게임이 불가피한 업종이기 때문에 중소업체들이 고사 위기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세아제강이 중국발 저가공세에 맞서 국내 구조관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세아제강이 뛰어들면서 기존 업계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로운 포식자가 등장하면 생태계에 큰 변화가 찾아오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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