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랜드마크인 경주월드가 수익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서 오너 일가의 배당금을 확대해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경주월드의 인기 어트랙션인 '드라켄'과 최대주주인 아세아시멘트 이훈범 대표. <아세아시멘트, 삼봉개발>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최근 MBC 인기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촬영지로 등장해 관심을 모은 경주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경주월드. 경주월드를 운영하는 삼봉개발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수익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금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봉개발은 지난해 한라시멘트를 인수하며 업계 3위로 등극한 아세아시멘트 이훈범 대표와 특수관계인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곳이다.

◇ ‘나 혼자 산다’ 화제 모은 경주월드의 민낯

불국사, 안압지 등과 함께 관광도시 경주를 상징하는 경주월드가 연일 화제다. 지난 11일 ‘나 혼자 산다’ 여름현무학당 편의 촬영지로 전파를 타면서 전국적 유명세를 타고 있다. 특히 무지개 회원들의 ‘혼’을 앗아간 수직 롤러코스터 ‘드라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처럼 인기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인지도가 확산되고 있는 경주월드가 고배당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경주월드를 운영하는 법인인 삼봉개발이 수익 감소로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배당성향을 확대해 오너 일가의 곳간을 채워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봉개발의 배당 정책은 해를 거듭할수록 과감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감사보고서가 공개되기 시작한 2010년 10% 수준이던 배당성향은 3년 뒤 33%로 오르더니 2015년 45%로 뛰었다. 급기야 2016년 73%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게 됐다. 국내 코스피 상장사의 배당성향이 20% 전후라는 사실에 견주어 보면, 상당한 고배당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삼봉개발의 이익이 감소하는 와중에 배당 정책을 확대하면서 나타난 일이다. 2011년 38억원에 이르던 당기순이익은 해마다 3~8억원씩 줄어들어 5년 뒤 11억까지 하락했다. 매출과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로 그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같은 기간 4억원 수준이던 배당금을 8억원으로 2배 늘리면서 배당성향은 자연스레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문제는 배당금 전액이 오너 일가의 품으로 돌아가는 점이다. 삼봉개발은 이훈범 아세아시멘트 대표를 위시한 오너가(家)가 지분 100%를 보유한 전형적인 비상장사 구조를 띄고 있다. 수년째 이병무 아세아 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 대표가 최대주주(35%) 지위를 누리고 있으며, 이 대표의 동생 이인범 아세아제지 대표(27%)와 나머지 특수관계인 2명이 주주로 올라있다.

아세아 그룹 3세인 이 대표를 포함한 오너 일가는 지역 랜드마크인 경주월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와중에도 지난 7년간 배당금으로만 42억원을 챙긴 것이다.

이와 관련 삼봉개발의 한 임원은 "노후비와 경쟁 업체들의 증가로 놀이공원 사업의 수익이 감소하고 있는 건 맞지만, 회사 유보금이 아직까지는 배당금을 지불할 여력이 돼 관련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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