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 조직과 주요 비서관급 인사 <그래픽=이선민 기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홍보라인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전략파트다. “정책 내용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홍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문재인 정부 2기를 맞아 청와대는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했는데, 홍보기획비서관을 국정홍보비서관과 홍보기획비서관으로 나누는 등 ‘홍보기능’을 더욱 강화했다.

◇ 이낙연 총리와 윤영찬 수석의 애증관계

청와대 홍보라인을 지휘하는 것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차관급)이다. 과거 정부에서는 주로 홍보수석으로 불렸지만, 대언론 대응뿐만 아니라 SNS를 이용한 대국민 소통업무를 포함시켜 명칭의 변화를 줬다. 실제 윤 수석은 언론보다 유튜브나 페이스북을 이용한 ‘직접소통’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윤영찬 수석은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후부터 문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하고 있다. 캠프 합류 직전 네이버 부사장을 맡고 있었다는 점에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문재인 캠프와 거대포털 네이버의 ‘동맹’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수석과 진보진영의 인연은 캠프 합류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 동아일보 기자시절 당 출입기자로 주요 정치인 및 당직자들과 만나왔다. 윤 수석의 기자시절을 기억하는 한 당직자는 “굉장히 정의롭고 타협을 모르던 기자”였다고 회상한다. 윤 수석의 형인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는 참여정부 초기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던 관계가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는 동아일보 선후배 사이로 ‘애증’의 관계다. 일에 있어 엄격하고 까다로운 이낙연 총리의 방식에 맞추기 힘들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다만 일이 끝나면 언론의 미래 등을 함께 고민하는 막역한 사이였다고 한다. 특히 이 총리가 윤 수석을 자주 술자리에 동참시켰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외모상 자신이 더 잘 생겼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 비유의 달인 김의겸과 전략통 권혁기

문재인 대통령이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언론과 직접 상대하며 가장 많은 접촉을 하는 인물은 김의겸 대변인(1급 비서관)이다. 지난 2월 박수현 당시 대변인의 후임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한겨레 신문 기자 출신으로 미르재단 의혹이 탄핵으로 이어지는데 큰 역할을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당시 조선일보와 TV조선의 취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칼럼을 써 주목을 받기도 했다.

주요 업무는 청와대의 주요 결정사항 발표, 대통령 의사 전달, 현안 관련 청와대 입장설명 등이다. 취재진을 대신해 청와대 주요행사를 취재하고, 질문에 답을 하는 것도 김 대변인의 업무다. 아침 청와대 참모들의 ‘현안점검회의’가 끝나면 임종석 비서실장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등과 함께 대통령과의 티타임에 참석하는 핵심 인물 중 하나다.

취임 초에는 새벽 6시 30분 브리핑을 진행, 기자들을 부지런하게 만든 장본인으로 통한다. 새벽일정에 다소 무리가 따랐는지 현재는 오전 11시로 시각을 변경하고 ‘정례브리핑’을 정착시켰다. 기자들과 직접 상대하는 만큼, 때로는 긴장관계를 맺는다. 또한 사실관계 설명을 위해 동원한 비유 표현들이 청와대 공식 입장처럼 보도되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다만 최근에는 업무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이다.

권혁기 춘추관장(1급 비서관)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함께 상주하며 취재지원을 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문 대통령의 주요일정과 동선을 사전에 파악해 취재 관련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현안 관련 팩트체크, 언론정책 관련 청와대 입장 등 공보업무의 일부를 대변인과 공유하고 있다.

이는 권 관장이 대언론 업무를 주로 수행한 홍보 전략통으로 꼽히기에 가능했다. 특히 정권교체 후 춘추관 인수과정에서 역량을 크게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청와대는 물론이고 춘추관도 사실상 비어있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인수인계 과정도 없이 혼란했던 춘추관에 새 질서를 만들고 빠르게 안정시켰다는 평가다. 역대 춘추관장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이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 정책홍보 핵심 국정홍보비서관 주목

청와대 관계자가 춘추관 1층 간이 브리핑실에서 기자들에게 일정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정혜승 디지털소통센터장(1급 비서관)은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 등 SNS를 통한 ‘직접소통’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을 준비하는 것도 정 센터장의 업무다. 한 때 ‘의무답변 기준인 20만 명이 너무 작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는데, 업무과중에 시달리는 디지털소통센터에서 은밀히 낸 소문이라는 설이 있다. 문 대통령이 “20만 명 이상 서명한 청원은 반드시 답변하고, 20만 명이 안 되더라도 필요한 경우 답변을 하라”고 못 박으면서 뒷말은 쏙 들어갔다.

국정홍보기획비서관에서 분리된 홍보기획비서관(1급 비서관)에는 유민영 에이케이스 대표가 최근 임명됐다. 유민영 비서관은 국정전반의 홍보기획과 미디어 정책을 담당할 예정이다. 유 비서관은 노무현 정부 춘추관장을 역임한 ‘친노’ 인사로 분류된다. 하지만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공동 대변인을 맡아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었다.

청와대 홍보라인에 있는 비서관 중 마지막 한 자리인 국정홍보비서관은 현재 공석이다. 김의겸 대변인의 설명에 따르면, 국정홍보비서관은 전 부처의 대변인들을 조율하는 ‘정책홍보’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3철’ 중 한 명으로 통하는 양정철 전 비서관이 참여정부 시절 맡았던 자리다. 문 대통령이 무엇보다 ‘정책홍보’를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청와대 핵심인물 중 한 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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