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에 이어 벤츠도 결함 의혹에 휩싸이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BMW가 화재사고 파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수입차업계 1위 벤츠도 결함 의혹에 휩싸였다. 수입차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MBC는 최근 “벤츠 차량의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다는 피해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며 세 건의 사례를 보도했다. 최고급 사양인 S클래스부터 E클래스, C클래스까지 다양한 차종에서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브레이크 결함이다. 세 건의 운전자 모두 사고 당시 브레이크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블랙박스 및 CCTV 영상에도 이러한 가능성이 포착됐다. 심지어 같은 증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점검을 받았으나 결국 사고를 당했다는 차량도 있었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 측은 조사결과 결함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을 뿐 아니라, 추가 사례도 없다며 지나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보도된 3건의 사례 중 S클래스와 E클래스 건은 자체 조사결과 브레이크 결함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S클래스는 자체 조사 이후 정부기관의 조사에서도 결함이 확인되지 않았고, E클래스는 고객이 소송을 제기해 송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나머지 1건에 대해서도 “외부 수리업체에서 비순정부품을 장착한 것으로 확인돼 차량 결함으로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BMW코리아가 키운 불신의 그림자가 벤츠로 드리우는 모양새다. 일부 벤츠 소유주들은 커뮤니티 등을 통해 결함 의혹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BMW 역시 과거엔 결함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벤츠코리아의 조사결과나 입장을 무조건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츠 또한 최근 에어백 관련 결함 논란에 휩싸인 뒤 리콜에 나선 바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 측은 “결함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을 뿐 아니라, 추가적인 유사 사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를 경쟁사의 결함 논란과 비교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소비자와 제조사 사이에 결함 관련 분쟁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가 결함을 입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의혹과 불신만 커지고 있는 만큼, 결함 여부를 확실히 가릴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립적인 기관 또는 기구에 의해 결함 판정이 내려진다면 소비자와 제조사의 불필요한 갈등이나 불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결함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많은 비용과 설비,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큰 걸림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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