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용차의 터줏대감들이 새로운 도전자들을 마주할 전망이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1톤트럭, 승합차, 화물밴 등 경상용차는 서민들의 ‘짐꾼’이자 중요한 생계수단이다.

그만큼 시장 규모도 상당하다. 현대자동차의 1톤트럭 ‘포터’는 국내 자동차시장 판매 1위에 종종 이름을 올릴 뿐 아니라, 늘 상위권에 포진해있다. 올해 7월까지 판매실적만 봐도 쏘나타와 아반떼를 제치고 3위를 달리는 중이다. 한국지엠의 다마스·라보의 경우 안전 및 환경 기준에 미달해 2014년 단종 됐으나, 소상공인들의 요청으로 규제 적용이 유예되면서 생산이 재개되기도 했다.

다만, 경상용차 시장은 그 특성상 경직성이 강했다. 기존 브랜드 및 모델이 사실상 ‘독점체제’를 유지해왔고, 선택의 폭 또한 넓지 않았다. 1톤트럭은 포터 아니면 봉고였고, 소형화물밴은 스타렉스와 다마스가 꽉 잡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시장구도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경상용차 시장에 세대교체 및 판도변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가장 먼저 주목해야할 변화는 다마스와 라보의 퇴장이다. 다마스·라보는 앞서 적용됐던 규제 유예가 오는 2019년이면 끝난다. 환경규제가 더욱 강조되고 있는 만큼 또 다시 유예될 가능성은 아주 낮다. 이제 진짜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 틈을 적극 노리고 있는 것은 중국차다. 중국차 전문수입업체 신원CK모터스는 지난 5월부터 동풍소콘(중국 동풍자동차의 해외판매 전용 브랜드)을 들여오고 있다. 0.8톤·0.9톤 트럭과 0.7톤·0.5톤 소형밴 등 세분화된 라인업을 갖췄다. 초도물량 300대가 두 달도 채 안 돼 완판되는 등 시장의 반응도 좋다. 다마스·라보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 중 하나다.

최근 내수시장 판매부진에 빠진 르노삼성자동차는 스타렉스에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이르면 오는 10월 경상용차 ‘마스터’를 출시한다. 스타렉스와 같은 밴 모델이 먼저 판매되고, 향후 트럭모델도 판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전기경상용차 출시도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경상용차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경쟁구도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질 뿐 아니라, 경쟁에 의한 품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 입장에서 수익성이 높진 않지만, 경상용차 시장의 규모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며 “특히 향후 친환경 경상용차 시장은 다양한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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