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당 가격이 하락 등에 힘입어 CJ제일제당, TS대한제당, 삼양사가 상반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픽사베이>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당 권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탓에 주름살이 깊어진 제당 업계가 원재료 값 인하라는 호재를 만나 반색하고 있다. 지난해 업계 전체에 불어닥친 어닝쇼크와는 다르게 CJ제일제당, TS대한제당, 삼양사 모두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거두면서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 ‘이중고’에 시름하던 제당사, 달라진 상반기

지난해 부진을 면치 못했던 제당 업계가 대 반전을 예고하고 나섰다. 갈수록 설탕 섭취를 줄이는 사회 분위기와 원재료 값 상승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마주쳤던 어닝쇼크에서 빠르게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제당 3사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업체 모두 상반기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점유율 80% 가까이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물론, TS대한제당과 삼양사 역시 개선된 성적표를 내놨다.

설탕을 주로 생산 및 판매하는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의 2분기 누적 매출은 2조5,45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00억 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같은 기간 400억 늘어난 1,854억원의 영업수익을 거두면서 영업이익률이 7.3%로 1.7%p 상향됐다.

지난해 CJ제일제당 식품부문은 총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하회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거뒀다. 톤당 460달러까지 치솟은 원당 가격과 저당 바람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실시한 조사에서 ‘음식을 해 먹거나 사먹을 때 설탕량을 줄였다’고 답한 응답률은 36.8%에 달했다.

설탕 소비 감소는 소매 시장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되는데, 2013년 2,918억원이던 국내 설탕 소매시장 규모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3년 만에 1,962억원으로 축소됐다.

◇ 국제 원당 가격 하락에 CJ‧TS‧삼양사 ‘방긋’

하지만 올해 들어 원재료 값이 내려가면서 제당 업체들의 고민을 한 시름 덜어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톤당 지난해 459달러이던 원당 가격은 인도, 태국, 브라질 등 설탕 원료인 사탕수수 주요 수출국에 ‘풍년’이 들면서 최근 375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는 원당 가격이 666달러까지 치솟았던 2011년에 비해 44%에 내려간 금액이다.

TS대한제당도 원당 가격하락 덕을 톡톡히 봤다. 올해 2분기에 190억원의 영업흑자를 내면서 이미 지난해 전체 영업실적(184억)을 넘어섰다. 특히 ‘실속 있는 장사’를 한 점이 눈에 띄는데, TS대한제당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때 보다 3.7%p 증가한 6.6%로 나타났다. TS대한제당 관계자는 “소모성비용 등 원가 절감 노력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삼양사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전년 대비 530억원의 영업익 하락을 겪은 충격을 어느 정도 털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2분기 누적 영업익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07% 늘어난 350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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