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수애가 영화 ‘상류사회’(감독 변혁)으로 돌아왔다. <김경희 기자>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수애가 달라졌다. 내성적이고 수줍음 많은 성격인 그가 처음으로 상대 배우에게 먼저 작품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과감한 노출신도 감행했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을 빼앗긴 영화 ‘상류사회’(감독 변혁)를 위해서다.

배우 수애가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상류사회’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2016년 개봉한 영화 ‘국가대표2’ 이후 2년 만이다.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경제학 교수이자 촉망받는 정치 신인 장태준(박해일 분)과 능력과 야망으로 가득 찬 미술관 부관장 오수연(수애 분) 부부가 상류사회에 입성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게 다다를 수 없는 갈증과 끝없는 야망을 보여준다.

극중 수애는 능력과 야망으로 가득 찬 미술관 부관장 오수연 역을 맡았다. 상류사회에 입성하고자 하는 야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이번 영화에서 수애는 청순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욕망의 민낯을 드러내는 캐릭터로 완전히 분해 새로운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또 파격적인 베드신과 과감한 노출도 감행했다.

수애가 ‘상류사회’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김경희 기자>

최근 <시사위크>와 만난 수애는 ‘상류사회’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평소 내성적인 성격이라는 그는 박해일에게 먼저 손을 내밀 정도로 시나리오를 본 후부터 오수연의 캐릭터에 완전히 빠져있었다.

-‘상류사회’를 선택하는데 망설임은 없었나. 
“선뜻 결정했다. 수연을 배제하고 모든 캐릭터가 생동감이 있고 완성도가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감독과의 호흡이 중요했다. 대본을 읽고 (변혁)감독님과 만나서 대화를 나눴는데 수연과 수애에 대한 애정이 많다는 느낌을 받아서 더 확신을 얻었다. 도전인 부분도 있었는데 애정이 있다면 더 용기를 줄 거라고 생각했다. 또 내가 알지 못하는 나의 뭔가를 발견해주는 게 감독님의 몫인데 그런 것에 대한 확신이 섰다.”

-청순한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강한 캐릭터다.
“(청순함은) 버리고 싶지 않은 부분이다. 하지만 그것에 국한되는 것에 대한 배우로서의 갈증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다양하게 시도하고 싶다. 욕심이 많은 것 같다. 색다른 야망, 팜므파탈도 잡고 싶고 청순함도 놓치지 않고 싶다.(웃음)”

-욕망 가득한 수연을 어떻게 이해하고 준비했나.
“수연에 대해 내가 생각한 전사는 열심히 하고 자기주장 강하고 직업정신이 투철한 뛰어난 여성이었다. 그런데 조금씩 성공을 하고 미술관 부관장이 되고 상류 사람들을 대하다 보니 실력만으로 주어지지 않는 박탈감이 들어서 왜곡된 욕망이 생긴 것 같다. 학창시절에도 꼴등은 안 우는데 이등이 울지 않나. 조금만 더 잘하면 일등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런 점에서 설득이 됐던 것 같다. 수연도 열심히 하고 열정을 가졌었는데 욕망으로 변한 것 같다. 조금만 더 하면 일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던 여성이 마지막에 굴레를 벗어버리는 설정이 멋졌다. 나는 저러지 못하는데 대리만족 같은 것도 느꼈다. 수연은 단순하다. 야망, 욕망뿐이다. 스스로 민낯을 드러낸다는 솔직함이 매력이었다.”

‘상류사회’에서 능력과 야망으로 가득 찬 오수연 역을 연기한 수애. <김경희 기자>

-전작에서도 강한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약함이 공존했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 수연은 강한 모습만 보여줬다. 어떻게 연구했나.
“그래서 더 어려웠다. 배우는 많은 변주를 통해 감정 전달이 되고 그래야 더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하는데 수연의 캐릭터는 시종일관 야망을 좇고 있었다. 그런데 수연이 굉장히 아등바등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화로워 보이는 웃음과 말투지만 그 이면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안쓰러웠다. 욕망 덩어리이지만 욕망 이면의 모습이 안타깝고 안쓰럽다는 심정으로 연기를 했다. 실제로 수연도 스스로에 대한 동정이 있었을 것 같다. 그래서 더 악착같이 성공하고 싶었고 그런 심리가 있지 않았나 싶다.

-위기를 통해 수연은 성장하지만 정작 잘못된 욕망과 야망에 대한 성찰은 담기지 않았던 것 같다.
“(변혁) 감독이 의도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 역경을 견디고 그런 과정에서 개과천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에 또 욕망을 좇는 여지를 남겨둔 거다. 그녀는 또다시 그곳에 가지 않았을까 하는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태준과 수연의 관계는 어떻게 해석했나. 수연은 태준을 사랑했나.
“수연에게 태준은 신뢰할 수 있는 버팀목, 그냥 내 편인거지 사랑한 적은 연애 때 아주 잠깐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아마 태준은 수연을 사랑했을 거다. 민낯을 드러내도 옆에 있어주고, 서로의 부정행위가 걸렸을 때도 버팀목이 돼줄 수 있는 건 수연은 그가 필요했지만 태준은 수연이 굳이 아니어도 됐을 거다. 태준이 수연을 사랑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수애가 박해일에게 먼저 ‘상류사회’ 출연을 제안한 이유를 밝혔다. <김경희 기자>

-과정이 좋으면 결과도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결과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는 편인가.
“신인 때 ‘과정이 중요한 거 아니야?’라는 이런 철없는 소리를 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보이더라. 나 좋으라고, 우리 스태프들이 좋으라고 한 작업이 아닌데 많은 걸 간과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깨가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어깨가 무거워지면 잘 될지 알았는데 열심히 하는 거랑 흥행이 잘 되는 거랑은 관계가 없더라. 영화에서는 사실 타율이 좋지 않다. 어깨는 무겁고 의지는 많고, 열심히 하는데 또 그 지점이 다른 것 같다.”

-박해일에게 ‘상류사회’ 출연을 먼저 제안한 것도 흥행적인 이유가 영향을 미쳤나.
“솔직히 말하면 모든 작품이 다 흥행할 줄 알고 선택한다.(웃음) 그래서 그런 영향은 없었다. 그냥 박해일 배우와 나의 시너지가 어떨지 너무 궁금했다. 늘 멋지고 에너지가 많다고 생각한 배우인데 내가 가진 에너지와 만났을 때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둘이 닮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고 그동안 스쳐지나갔던 인연이었지만 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호흡을 맞춰보니 어땠나.
“(박해일이 출연한) ‘남한산성’을 두 번 봤다. (박해일) 오빠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순수한 얼굴인데 악마적인 모습도 있고 스펙트럼이 넓은 모습을 보면서 기대치가 워낙 높았다. 촬영 끝나면 조금 실망도 할 수 있고 한 번이면 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꼭 다시 만나자고 얘기했다. 기대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의 배우였다.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배우로서 갖고 있는 자세도 너무 훌륭했다.”

-수애도 욕망이 있나.
“정도의 차이이긴 한데 나도 지금 욕망 덩어리다. 영화가 잘 됐으면 하는 욕망이 들끓고 있다.(웃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왜곡돼있냐 아니냐는 차이도 있는 것 같다. 또 사전적 의미로 보니 애정이 있느냐 없느냐도 열정과 욕망의 차이로 나뉘더라. 그런데 지금 무분별하게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건 욕망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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