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6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의 환전소가 달러당 페소 환율이 30페소를 넘었음을 안내하고 있다. 화폐가치 추락 사태가 심각해지자 아르헨티나 정부는 29일(현지시각) IMF에 구제금융을 조기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뉴시스>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아르헨티나 정부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냈다. 경기 부양을 위해 더 많은 돈을 빌려오기로 결정했다.

미국 경제언론사 마켓인사이더는 29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IMF에 구제금융을 조기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는 올해 초 IMF와 3년간 500억달러 규모의 자금지원 계약을 맺었으며 현재까지 150억달러를 지원받았다. 당초 계획은 9월 중 3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받는 것이었지만, 경제가 예상보다 더 어려워지면서 자금수요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아르헨티나가 2019년 만기 국가부채를 갚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이 확산되던 중이다. 가장 큰 문제는 페소화의 급격한 가치하락이다. 지난 2016년 이후로 1달러당 15~17페소 사이를 오갔던 환율은 올해 3월 2일 20.28페소, 7월 6일엔 27.93페소로 껑충 뛰었다. 8월 30일 현재는 페소/달러 환율이 33.96페소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화 대비 페소의 가치가 1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ABC뉴스의 29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마크리 대통령은 지난 수 주 간 아르헨티나 경제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낮다고 우려해왔으며, 구제금융 조기지원 요청에 대해선 “이번 조치가 경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구제금융이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투입될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한편 IMF 측은 29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구제금융을 통해) 아르헨티나가 글로벌 경기 동향에 내성을 가질 수 있도록 경제정책을 수정하겠다. 더 강한 통화‧금융정책과 사회 취약계층을 부양하기 위한 노력들이 시행될 것이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1년에도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적 있으며, 당시엔 실업자와 빈곤계층이 크게 늘어나는 등 부정적인 효과가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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