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6와 말리부가 초반 기세를 잃어버린 채 깊은 부진에 빠져있다. <그래프=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16년 국내 중형세단 시장의 판을 흔들었던 SM6와 말리부가 나란히 긴 부진에 빠져있다. 출시 초기 기세는 사라진지 오래고,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7월 판매실적 발표에 따르면, SM6는 1,853대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 1~2월에 이어 재차 2,000대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또한 출시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월간 판매실적을 기록하게 됐다.

한국지엠의 말리부 역시 판매실적이 신통치 않다. 7월에도 1,813대에 그치며 올 들어 단 한 번도 2,00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철수 논란에 휩싸였던 상반기에 비하면 회복세가 뚜렷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2016년을 돌이켜보면 이 같은 실적이 더욱 쓰라리다. SM6와 신형 말리부는 나란히 2016년 상반기 현대·기아차가 장악하고 있던 중형 세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바 있다. 당시 SM6와말리부의 기세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SM6는 사실상 첫 월간 판매실적인 2016년 3월 6,751대를 기록하더니 5월엔 7,901대로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이후에도 4,000대는 가뿐히 넘고 5,000~6,000대를 넘나드는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선전을 이어갔다.

말리부 역시 2016년 5월 3,340대로 좋은 출발을 보이기 시작해 6월엔 6,310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SM6보단 덜했지만, 대체로 4,000대가 넘는 판매실적을 유지했던 말리부다.

SM6와 말리부의 이 같은 돌풍은 중형세단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해왔던 현대차 쏘나타를 크게 위협했다.

하지만 SM6와 말리부는 모두 ‘롱런’에 실패했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하락세가 뚜렷해지더니 올해는 좀처럼 부진의 늪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신차효과가 사라짐과 동시에 현대차 쏘나타가 신형급 변화를 준데 따른 것이다.

올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월간 판매실적 2,000대를 기록하는 것조차 어려워지고 있다. 가격 할인 등 마케팅 공세에 나서기도 했으나, 좀처럼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 특히 내년으로 예상되는 신형 쏘나타 출시 이후엔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SM6의 틈새시장 공략이 처음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고, 말리부는 한국지엠의 브랜드 이미지 추락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올 하반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내년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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