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야성 찾기’ 과정에서 색깔론·남북평화무드 불참 등을 주장하면서 과거 홍준표 전 대표의 ‘악습’을 닯아가는 모양새다. 사진은 지난 6월 11일 한국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지방선거 중앙선대위 선거 후반 판세 분석회의에서 홍준표 전 대표가 김성태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야성 찾기’ 과정에서 색깔론 등을 주장하고 있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김성태 원내대표가 “야성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바뀐 한국당 모습이다. 이를 두고 홍준표 전 대표의 악습을 답습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경기 과천 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잘 싸우는 게 야당의 덕목인데 우리 의원들은 잘 싸우려고 하지 않는다. 정기국회에서 소속 의원 112명 전원 팀플레이를 통해 제대로 싸우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라며 야성을 강조했다.

이후 한국당은 정부 공세 차원에서 다시 ‘색깔론’을 꺼내들었다. 홍준표 전 대표가 물러난 뒤 사실상 사라진 공격 카드가 부활한 셈이다.

최근 한국당은 정부가 간첩활동으로 무기징역을 받은 황인오 씨를 강원랜드 상임감사위원 후보로 선정한데 대해 “오로지 정치적 이념에만 맞춰 입맛에 맞는 사람을 자리에 앉히다 보니 비상식적 인사가 단행된 것”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다음달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치졸한 정치공작”이라며 “남북간의 진정한 평화와 협력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없이는 어렵다”고 북한 비핵화를 남북정상회담 핵심 해결과제로 제시했다. 이외에도 한국당은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에 대해서도 ‘북한 비핵화’ 없이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 한국당이 야성 강조한 이유 

한국당의 ‘색깔론’ 등의 행보는 과거 홍준표 전 대표의 모습과 상당히 유사하다.

홍 전 대표는 올해 지방선거 국면에서 4·27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4월 말로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잡은 것은 지방선거용”이라며 “지방선거 전에 평화무드를 조성해 선거를 이기고자 하는 것인데, 남북이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성태 원내대표 역시 지난 2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 경제 실정을 남북정상회담으로 뒤덮으려는 치졸한 정치공작”이라며 "정략적·정치적 의도로 국회를 끌어들이는 술책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홍 전 대표 과거 발언과 유사한 셈이다.

한국당이 야성을 찾는 과정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이후 사라진 색깔론 공세 악습이 부활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 비대위 관계자는 30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제까지 한국당이 메시지를 던져오던 방식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조금 더 부드럽고 납득이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비대위 차원에서) 있었다”며 악습 반복에 대해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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