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DGB금융 회장이 계열사 내에서 불거진 채용 비리 의혹으로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태오 DGB금융 회장이 심란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 5월 말 취임한 후 신뢰 회복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나 안팎의 상황이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특히 최근 한 계열사에서 채용 비리 의혹까지 불거져 부담이 더 커졌다.

◇ DGB캐피탈서도 채용 비리 구설  

DGB금융은 지난해 대구은행을 중심으로 불거진 각종 경영 비리 논란으로 최악의 위기를 겪어온 곳이다. 비자금 조성에 채용 비리 의혹까지 겹쳐지면서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가 뿌리채 흔들렸다. 핵심 경영진과 직원이 관련 의혹으로 대거 구속되면서 올 상반기까지 혼란이 이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5월말 취임한 김태오 회장의 최대 과제는 무너진 경영 회복일 터. 김 회장은 취임 후 고강도 조직개편과 인사로 경영 쇄신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하지만 여전히 곳곳에는 암초들이 도사리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불거진 ‘채용 비리’ 의혹은 김 회장의 쇄신 경영에 다시 한번 찬물을 부었다. 최근 DGB금융 자회사인 DGB캐피탈에서는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대구지방검찰청 특수부는 최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 DGB캐피탈 본사 인사부서 등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날 수사관은 신입직원 채용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확보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명흠 대구은행장 직무대행이 지난해 아들의 DGB캐피탈 입사 당시 채용 청탁 등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의혹에 대해 금감원도 앞서 한차례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당시 박 직무대행은 아들의 채용 과정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며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 대구은행장 직무대행, 자녀 채용 비리 의혹 연루 
 
하지만 검찰이 압수수색까지 벌이며, 고강도 수사에 돌입하면서 DGB금융은 다시 긴장감이 휩싸였다. 다시 한번 핵심 경영진의 채용 비리 의혹이 확인될 경우, 그룹 신인도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직무대행은 영남대학교를 졸업하고 1985년 대구은행에 입행해 부울경본부장, 리스크관리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말 부행장(마케팅본부장)에 오른 인사다. 지난 4월 박인규 전 DGB금융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경영 비리 혐의로 물러남에 따라 은행장 직무대행직을 맡아왔다. 후속 행장 인선이 어그러면서 그의 직무대행 체제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앞서 대구은행 임원추천위원회는 인선 절차를 거쳐 김경룡 DGB금융 부사장을 5월 후임 행장으로 내정했지만 최종 선임을 하지 못했다. 김 전 내정자가 채용 비리 구설과 외부의 사퇴 압박으로 7월 자진 사퇴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2개월이 훌쩍 지났지만 후속 행장 인선은 뚜렷한 진척 속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은행장 직무대행인마저 채용 비리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조직 내 혼란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를 유임시켰던 김태오 회장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김 회장은 지주 및 계열사 임원들에게 일괄 사표를 받아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박 직무대행 역시 당시 사표를 제출했으나 교체 칼날을 피했다.

이번 의혹이 하이투자증권 인수 승인을 코 앞에 두고 불거진 점도 김 회장의 곤혹스럽게 할 전망이다. DGB금융은 지난해 11월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내부 경영 이슈로 당국의 승인 심사 문턱을 수개월 간 넘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보완자료를 제출해 다시 승인 절차를 밟았고 최근 통과가 유력시돼왔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2일 정례회의에서 DGB금융그룹의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큰 변수가 없는 한 통과가 예상되지만 막판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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