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에 특수학교 설립 문제를 두고 총선 공약인 한방의료원 건립을 대가로 제시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나쁜 선례”라고 꼬집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이 페이스북상으로 설전으로 벌이는 형국이다. 갈등의 원인은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 관련 합의에 대한 해석차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굳이 따진다면 선례”라고 주장했고, 나경원 의원은 “나쁜 선례”라고 꼬집었다. 왜일까. 

특수학교는 김성태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강서구에 설립된다. 당초 2013년부터 서울시교육청이 폐교된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서진학교(특수학교)를 짓는 것으로 행정 예고를 해왔던 일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여기에 2016년 총선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국립한방의료원 건립 공약을 내세우면서 반대 여론이 더 커졌다. 

김성태 원내대표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극적 합의는 지난 4일 공개됐다. 지난해 9월 장애아를 키우는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호소하는 영상으로 파문이 일은 지 1년여 만이다. 두 사람은 특수학교를 설립하되 향후 새 부지가 나오면 한방의료원 건립에 협조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나경원 의원은 “있을 수 없는 합의”라고 말했다.

이유는 하나다. “특수학교는 기존의 계획대로 건립하면 될 뿐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학교 설립에 대한 권한은 교육감에게 있는 것이지 국회의원에게 권한이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지역구 의원의 공약이 합의 대가로 제시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나경원 의원은 “(정치인은) 지역주민의 표가 아무리 급하다 할지라도 옳은 방향으로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면서 “같은 정치인으로서 한없이 부끄럽다”고 설명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불쾌한 모습이 역력했다.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록 우리당이긴 하지만 철딱서니 없는 어떤 분이 저간의 사정을 거두절미하고 좋은 선례니 나쁜 선례니 입방아를 찧어내는데 뭘좀 알고나 이야기하라고 면박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특수학교는 기존의 공진초 폐교 부지에, 한방병원은 추가로 발생이 예상되는 폐교 부지에 설립하는데 협조하기로 하면서 교육청과 지역주민이 서로 더 이상의 갈등을 빚지 않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 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성태 원내대표는 “마치 교육청과 어떤 뒷거래라도 한 것인 양 매도하려고만 드는 것도 또 하나의 편견이자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감을 표시했다. “주민들이 특수학교를 불편해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민들을 일방적으로 야박하다고 몰아붙일 수는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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