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청와대에서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한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를 오는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다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관영 바른미래당·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여야가 청와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 의결’에 제동을 걸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성태 자유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0일,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를 오는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다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여야의 이 같은 판단은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로 인해 국회가 또 다시 정쟁에 휘말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했던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는 오는 20일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고 어려운 상황에서 정쟁화하지 말자는 뜻을 모았다. 3차 정상회담이 끝난 이후에 결과를 보면서 우리가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에 대해) 더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국제 사회와 우리 국민이 공감하면 국회에서 무엇을 못하겠느냐. 그런 관점에서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문제를 갖고 불필요한 정쟁은 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여야 3당 원내대표의 이 같은 합의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같은 날 오전, 세종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18일에 평양을 방문하여 남북정상회담을 하는데 이 비준동의안을 가지고 가면 훨씬 더 신뢰 있는 남북정상회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야당과 더 설득하고 대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지 3시간여 만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지난 7일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이 언제쯤 처리되면 좋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정부는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을) 가급적 빨리 처리해 국민적 동의 속에 (3차)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고자 하는 뜻을 처음부터 갖고 있었다. 국회 비준동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

◇ 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가 분수령 

당초 청와대는 오는 11일, 국회에 제출되는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이 ‘가급적 빠른 시간 내’ 처리 되기를 희망했다. 여기에 집권여당 민주당도 동조했다. 하지만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합심해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처리를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로 미루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를 두고 여야가 합심해서 청와대 행보에 제동을 건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여기에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처리 일정을 늦추자고 제안한 것을 두고 ‘당청갈등 서막이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0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국회법에 따라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은) 외교통상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여야 합의를 거쳐 본회의에 넘어온다. 그래서 빠른 시간 내에 비준동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라며 “(다만) 한국당에서 반대하니까 현실적으로 절차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결과를 보고 더 논의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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