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모(알파벳 소속)가 제작한 자율주행차.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IT기업의 성장성을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 대한 투자가 선도기업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이미혜 선임연구원은 10일 ‘IT 선도기업의 주가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페이스북과 애플, 아마존·넷플릭스·구글을 의미하는 ‘FAANG’은 미국을 대표하는 IT기업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다소 상반된 모습이다. 애플과 아마존, 알파벳(구글)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반면 페이스북은 주가가 연초 대비 10%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연구자는 그 차이를 신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 여부에서 찾았다. 인공지능 분야에는 주요 IT기업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지만 그 외 분야에서는 기업별로 차이점이 드러났다. 페이스북의 경우 클라우드와 자율주행 플랫폼 사업에 손을 대지 않았으며 사물인터넷 분야 또한 상대적으로 개발상황이 더뎌 4차 산업혁명 투자가 가장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페이스북이 유독 “광고를 대체할 수익모델이 약하다”는 쓴소리를 들은 이유다.

다만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음에도 주가가 하락하는 중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27일(현지시각) 180.65달러였던 알리바바의 주가는 10일(현지시각) 156.36달러로 하락했으며, 바이두도 동기간 228.61달러에서 213.59달러로 떨어졌다. 알리바바와 바이두는 모두 인공지능·클라우드·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에도 참여한 상태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핀테크·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를 확대한 것, 그리고 미국·중국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중국기업의 미국 투자가 제한된 것을 중국기업의 성장성이 저평가된 원인으로 제시했다. 미국 정부가 올해 1월 3일(현지시각) 국가안보를 이유로 앤트파이낸셜(알리바바의 금융자회사)의 머니그램(자금송금기업) 인수를 불허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대형 통신사들을 중심으로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기술이 상용화되고 있으며, SK‧KT와 네이버는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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