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방카슈랑스를 통한 보험 판매액이 급감했다. IFRS17의 시행이 다가오면서 저축성보험이 매력을 잃은 것이 원인이다. <픽사베이>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보험회사가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가 부진에 빠졌다.

금융감독원은 12일 ‘2018년 상반기 금융기관보험대리점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상반기 금융기관보험대리점(방카슈랑스)의 신계약 초회보험료는 3조4,12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에 기록된 판매액 5조1,140억원의 67% 수준이다. 판매규모가 큰 생명보험 분야에서 실적이 1조5,653억원 감소했다.

방카슈랑스의 판매실적이 급감한 이유는 저축성보험업계의 어두운 시황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21년 도입 예정된 국제회계기준 IFRS17 하에서는 저축성보험료 수입이 매출로 집계되지 않는다. 때문에 새 회계제도의 도입을 준비 중인 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을 낮추려 노력하고 있다. 한편 소비자들 역시 저축성보험을 구매할 유인이 예전보다 적다. 장기 저축성보험에 대한 세제혜택이 줄었기 때문이다. 기존 2억원이었던 일시납 10년 이상 저축성보험에 대한 비과세한도는 작년 4월부터 1억원으로 축소됐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 대부분이 저축성보험이라는 점을 들어 “금융기관 보험대리점의 판매실적 감소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는 의견을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8월 2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회사들은 올해 상반기에 보험영업에서 11조3,585억원의 손실을 봤으며, 이 중 4조3,000억원은 저축성보험료의 감소에서 기인한 것이다. IFRS17 하에서도 여전히 매출로 계산되는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변액보험의 판매가 얼마나 늘어나느냐가 향후 방카슈랑스의 판매실적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5개 국내은행과 케이뱅크의 상반기 방카슈랑스 판매실적은 작년 상반기 대비 1조5,156억원 감소했으며, 이는 전체 방카슈랑스 판매실적 감소분의 89%에 달한다. 반면 보험대리점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역 농업협동조합에서는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적었다. 금융감독원은 “농작물재해보험 등 농업 관련 정책보험의 핵심 판매채널이어서 타 권역보다 판매실적 감소 폭이 작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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