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진행된 제364회 국회 정기회 제5차 본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여야는 13일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부동산 문제와 소득주도성장,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등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벌인 잘못된 정책의 후유증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며 전(前) 정권을 공격했고, 야권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문제 삼는 등 서로 ‘남탓 공방’만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정치분야 대정부질문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선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완화 정책은 사실상 국가가 나서서 투기를 조장하는 ‘부동산 투기조장법’이었다”며 “보통 부동산 정책은 발표 3년 후에 (효과가) 극대화 된다. 3년이 지난 지금 부동산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경환 경제부총리 시절 인위적 금리 인하 이후 지금까지 시중에 600조원의 돈이 더 풀렸다. 풀린 돈 대부분은 부동산으로 흘러가 부동산 가격 급등의 주범이 됐다. 박근혜 정부 때 금리 정책에 문제가 있었으면 정권이 바뀌고 나서 여기에 대해 책임을 물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그 당시의 금리인하가 결국은 ‘빚내서 집사자’는 사회적 인식을 만들었고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역작용을 낳은 것은 사실이다. 정부가 바뀐 뒤 금리 정책에 대해서 여러 가지 고민이 없지 않았지만, 아직도 본연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같은 당 박광온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국가경쟁력이 11위에서 25위로 추락하더니 박근혜정부에서 26위로 떨어진 후 제자리 걸음”이라며 “가장 큰 이유는 특권성장과 독점경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한 지난 정권의 정책기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문재인정부의 주장이 아니라 특권성장, 독점경제를 바로잡으라는 국민의 명령이다. 지금이야말로 한국경제의 고질병인 양극화와 저성장을 극복할 경제바탕을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야권에서는 “소득주도성장은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절대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괴물”이라는 쓴소리가 나왔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규제와 가격통제를 통해 시장을 이기려는 것은 사회주의 독재정부나 하는 짓”이라며 “지금 문재인 정부는 헌법에서 규정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을 훼손하면서 ‘좌파 사회주의 정책과 포퓰리즘’을 펼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 총리에게 장하성 정책실장 등 청와대 경제참모진 교체 건의에 대해 질의했다. 이 총리는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측근이나 보좌 인력에 대해 거취를 말하는 것은 흔히 생각하는 총리의 영역은 아니다. 지난번 경제수석을 대통령이 교체하셨듯이 대통령이 (참모진에게)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충분히 살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에둘러 답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이 보수정권을 대상으로만 이뤄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적폐청산은 먼지털이식으로 무차별 수사·기소 처벌하는 것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오로지 인적 처벌에만 치중하고 있다. 200명 넘는 단죄대상이 모두 보수정권에 있었던 사람”이라며 “보복은 또 보복을 낳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먼지털이식 수사는 멈춰야 한다”고 했다.

이 총리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그렇게 된 이유는 아마 여러 사람들이 관련된 대형사건 몇 건이 크게 문제됐기 때문이 아닌가 짐작한다. 마구잡이로 영장을 남발하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전직 대통령 두 분에게 닥친 일은 국가적으로 가슴 아프고 불행한 일이지만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부분은 사법부의 판단이라 제가 논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있었던 시민들의 ‘촛불혁명’에 대한 설전도 오갔다. 김태흠 한국당 의원은 이 총리에게 “문재인 대통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회의장까지 입만 열면 촛불 혁명하는데 어떻게 보는가” “혁명에는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권력 교체를 한다는 뜻이 있는데, 촛불이 혁명이라면 비합법적 요소가 있느냐”는 등 ‘촛불집회가 혁명이냐’는 취지의 질문을 여러 번 던졌다.

이 총리는 “개인적으로 혁명이라고 본다”며 “일상적으로 큰 변화를 말할 때 혁명적 변화라는 말을 쓰는 것처럼 재작년 겨울부터 봄까지의 광화문 일대와 전국에서 벌어진 일은 혁명적인 일이며,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까지 이뤄졌다. 혁명적인 변화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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