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등 기름값이 상승일로를 걷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가격정보판. <뉴시스>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국내 기름값의 상승세가 9월 들어 더 가팔라졌다.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산유국을 둘러싼 국제정세와 미국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자연재해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14일 현재 서울지역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724.85원, 경유는 리터당 1,527.21원에 달한다. 지난 2주일 사이 서울지역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7원 올랐으며, 이는 6~8월 동안의 가격상승폭과 유사한 규모다.

국내 휘발유 가격의 상승세는 국제유가의 최근 동향에서 비롯됐다. 8월 15일 70.53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현재 76.22달러로 껑충 뛴 상태다.

미국의 대 이란 경제제재는 국제유가가 상승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8월 7일(현지시각) 11월부터 이란산 석유의 수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으며, 8월 16일(현지시각)에는 “이란산 원유를 구매하는 나라는 누구든 제재 대상”이라는 경고도 내놨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내 정유기업들이 제재에 맞춰 원유 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시장에서 이란산 석유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7일 발표한 ‘주간국내유가동향’ 9월 1주차 자료에서 “국제유가가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 및 이란의 우라늄 농축작업 재개 경고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3주 연속 상승함에 따라 국내제품가격도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동부지역에 상륙할 준비를 하고 있는 태풍 ‘플로렌스’는 석유가격을 올리는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플로렌스는 14일(현지시각) 중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며, 텍사스 언론사 ‘NBC 5달러스’에 따르면 약 60%의 확률로 직진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석유를 생산하는 지역인 텍사스 주를 지나가게 된다.

CNBC는 11일(현지시각) “원유 생산량이 태풍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적지만, 수백만 주민과 기업체가 대피해야하는 상황이 온다면 단기 석유수요는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유 가격은 10일(현지시각) 67.54달러에서 12일(현지시각) 70.37달러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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