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바이더웨이와의 통합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최저임금 인상과 과다 출점 경쟁 등으로 고민에 빠진 편의점 업계에서 세븐일레븐의 표정이 유독 어두워 보인다. ‘1만 점포’ 달성의 열쇠가 될 바이더웨이와의 통합 작업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불안한 3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 바이더웨이 인수 후 8년… 흡수합병 지지부진

세븐일레븐의 ‘한 지붕 두 가족’ 생활이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존 바이더웨이 점주들의 상당수가 현재 간판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바이더웨이 점포 정리에 애를 먹고 있다. 토종 편의점 바이더웨이는 2010년 세븐일레븐에 인수(지분 100%) 된 후 독립 법인으로 각자 운영되고 있다.

바이더웨이와의 통합은 세븐일레븐의 숙원 과제 중 하나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 코리아리테일홀딩스 B.V.로부터 바이더웨이 지분 전량 매입한 건 어디까지나 흡수합병을 고려한 전략이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바이더웨이 점주와의 계약이 종료된 2016년부터 본격적인 합병 작업에 착수했다고 봐도 2년째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점주들의 ‘협조’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음에도 딱히 뾰족한 수가 없는 현실이다. 세븐일레븐은 바이더웨이 점주들에게 간판 교체를 강제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흡수합병이 지체되더라도 자회사의 수익성이 보장된다면 모기업으로서는 충분히 인고의 시간을 버텨낼 수 있을 터. 하지만 바이더웨이가 수백억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연결대상 기업에 해를 끼치고 있어 세븐일레븐을 더욱 조바심 나게 하고 있다.

◇ 점포수‧수익성 갉아먹는 바이더웨이 ‘골치’

인수 당시 6,387억원에 달하던 바이더웨이의 연매출은 점포 수 감소 등의 이유로 1,000억대로 쪼그라든 상태다. 수익성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인수 직후인 2011년 4.61%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해마다 줄어들어 2015년 0.12%까지 떨어졌다. 비록 지난해 2.26%로 반등하는 데 성공했지만, 더 이상 출점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엔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성장가도를 달리던 편의점 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2016년과 2015년 각각 210억과 54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은 바 있다.

간판 교체가 지체되면 지체될수록 세븐일레븐의 위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도 브랜드 통합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할 이유다. 세븐일레븐은 업계 3위라는 자리가 무색할 만큼 1, 2위 업체와의 격차가 큰 편이다. CU와 GS25가 1만3,000개에 육박한 것과 달리 좀처럼 9,000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시장포화로 인해 업계 전체의 출점이 어려워졌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현재 200여개에 달하는 바이더웨이 점포 한 곳 한 곳이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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