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조합중앙회가 농림어업인 지원보다 부동산임대업자에 대한 대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림조합중앙회 홈페이지 갈무리>
산림조합중앙회가 농림어업인 지원보다 부동산임대업자에 대한 대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림조합중앙회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산림조합중앙회가 부동산임대업자에 대한 대출이 2014년 이후 크게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농림어업인에 대출 증가세는 미진해 본래의 사업 목적과 다르게 금고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의 윤준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산림조합중앙회로부터 제출 받은 ‘지역조합 금고 운영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산림조합중앙회 전체 대출 규모는 2014년 12월 기준 2조1,469억원에서 2018년 8월 현재 3조8,128억원으로 1.8배 증가했다.

8월 현재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액은 1조12억9,000만원, 법인사업자에 대한 대출은 1,113억원에 달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부동산임대업자의 대출액이 2014년 12월 대비 크게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개인사업자 중 부동산임대업자의 대출은 2014년 말 73억5,000만원에서 8월 현재 145억2,000만원으로 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법인사업자 중 부동산임대업자 대출액은 4,000만원에서 276억2,000만원으로 690배 증가했다.

반면 농림어업 종사자에 대한 대출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했다.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의 경우, 2014년 말 167억1,000만원에서 267억1000만원으로 1.6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법인사업자의 경우 4억에서 31억9000만원으로 8배 상승했다.

8월 현재 법인사업자 대출액 중 농림어업 종사자는 2.9%에 불과하다. 반면 부동산임대업자의 비율은 24.8%에 달하고 있다.

산림조합은 산주와 임업인의 안정적 산림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수익사업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 정작 농림어업인은 외면한 채 부동산 임대업자를 위해 금고 운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같은 대출 형태가 ‘초이노믹스’로 대표되는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시행된 후 두드러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윤준호 의원은 “‘초이노믹스’가 시행된 2014년 9월 이후 부동산임대업자의 대출액이 2014년 12월 4,000만원에서 1년 만인 2015년 12월 11억7,000만원으로 급증했다”며 “산림조합중앙회가 부동산을 통한 경기부양 정책인 초이노믹스에 편승해 조합의 금고를 운영해온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초이노믹스’는 2014년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주도한 경제정책으로 부동산 경기 부양 등을 통해 내수를 살리고 소비를 활성화 한다는 목표로 추진됐다. 당시 주택 대출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된 바 있다.

윤 의원은 “산림조합이 향후 부동산임대업자·건설업자 중심의 대출 구조를 개선하고, 부동산 투기가 아닌 농림어업인 중심의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국가 경제 전반의 건전한 발전에 일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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