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비핵화 의지는 확고하지만 일방적 핵무장 해제는 있을 수 없다”며 신뢰 조성을 기본으로 한 쌍방의 동시 행동을 강조했다. /뉴시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비핵화 의지는 확고하지만 일방적 핵무장 해제는 있을 수 없다”며 신뢰 조성을 기본으로 한 쌍방의 동시 행동을 강조했다. /뉴시스

[시사위크=박태진 기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내달 북한을 방문해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와 종전선언에 서명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북한도 군불때기에 들어갔다. “비핵화 의지는 확고하지만 일방적 핵무장 해제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북미 간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체제보장을 위한 미국의 상응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조미 수뇌회담이 진행되기 이전부터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로켓 발사시험을 중지하고 핵심험장을 투명성 있게 폐기하는 것과 같은 중대한 선의의 조치들을 먼저 취했다. 지금도 신뢰 조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선비핵화만 요구하고 있고, 제재 압박 도수를 높이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특히 리용호 외무상은 “제재가 불신을 증폭시킨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조미 공동성명의 이행이 교착에 직면한 원인은 미국이 신뢰 조성에 치명적인 강권의 방법에만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즉,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선언이 철저히 이행되면 비핵화가 실현될 것이란 얘기다. 그는 “신뢰 조성에 기본을 두고 평화체제 구축과 동시 행동 원칙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리용호 외무상이 유엔 연설에서 강조한 신뢰가 미국의 종전선언이라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 공을 넘겨받은 미국도 종전선언 가능성을 열어뒀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예단하길 원하지 않지만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종전선언 카드를 협상 테이블 위에 올릴 가능성을 얘기했다. 비핵화와 종전선언 빅딜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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