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인하 정책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통신요금 인하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지적이다. 상승하는 단말기 가격을 고려한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통신비 인하 정책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통신요금 인하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지적이다. 상승하는 단말기 가격을 고려한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통신비 인하 요구는 ‘통신3사’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문제는 통신비를 차지하는 요소에 단말기 값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통신비 인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스마트폰 ‘200만원’ 시대… 통신비 차지하는 비중 커진다

가계통신비의 실효적 인하와 통신시장의 경쟁 촉진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통신비 인하 정책를 시행하고 있으며, 실제 효과를 보고 있다. 통신3사가 선택약정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상향했고, 데이터 혜택을 확대한 신규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나서고 있어서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통신시장의 경쟁 촉진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그런데, 소비자의 체감은 크지 않다. 실제 통신비를 구성하는 항목은 통신3사의 요금뿐 아니라 △단말기 할부금 △부가세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단말기 할부금’이다. 가계통신비에서 통신3사의 통신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지는 반면 단말기 할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해마다 증가했다.

실제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의 고객 청구요금 고지서에서 단말기 할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6.3%에서 지난해 29.7%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통신요금 비중은 50%에서 44.9%로 감소했다. 통신요금에 대한 할인 혜택은 확대됐고, 상대적으로 단말기 구매비용은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 새로운 통신비 인하 정책 필요… 단말기 가격 고려해야

그러나 현재 통신비 인하 정책은 통신3사의 ‘통신요금’에 맞춰져있다. 단말기 할부금 역시 통신비에 해당하지만 이에 대한 정책은 없는 상황이다. 상승하는 단말기 비용에 맞춘 통신비 인하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실제 지난해 출시된 애플 아이폰X의 국내 출고가는 136만700원부터 최대 155만7,600원에 달하는 등 높은 가격으로 책정된 바 있다. 심지어 출시 예정인 아이폰XS 시리즈의 최고가는 200만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지난 9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9 역시 109만4,500원부터 최대 135만3,000원로 결정됐다.

예를 들어, 출고가 150만원의 스마트폰을 할부 구매한다면 24개월 분납금 6만2,500원에 5.9%의 할부이자까지 포함해 약 6만6,000원의 단말기 할부금을 납부해야 한다. 6만원대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는 통신요금과 단말기 할부금이 비슷해지는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스마트폰 평균 도매단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 고가폰을 선호하는 시장이라는 의미다. 중저가 스마트폰보다 고가 스마트폰 선호도가 높은 우리나라 통신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통신비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주요 제조사의 플래그십 모델 출고가가 지속 상승하고 있다”며 “단말기 기능이 진보할수록 가격 상승은 필연적이다. 단말기 가격 200만원 시대를 앞둔 만큼 이를 고려한 정책이 있어야 한다. 그동안의 통신비 인하 정책은 요금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요금만 인하시킬 것이 아니라 상승하는 단말기 가격에 대한 정책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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