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이 지난 10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황 회장은 이날 5G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정부의 지원을 강조했다. 사진은 황창규 KT 회장. / 뉴시스
황창규 KT 회장이 지난 10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황 회장은 이날 5G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정부의 지원을 강조했다. 사진은 황창규 KT 회장. / 뉴시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국감장에 등장했다. 통신3사 CEO 중 유일하게 출석을 결정한 만큼 이날 모든 관심은 황창규 회장에 쏠렸다.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황 회장은 이 자리를 기회로 만들었다. 소신 있는 발언으로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며 5G 선점의 중요성까지 강조했다. 이날 황 회장은 일각의 우려와 달리 분위기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나홀로’ 출석한 황창규 회장… 분위기 주도했다

지난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대한 국감은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과기정통부 청사에서 진행됐다. 이날 국감에서는 △해외 기업 세금 회피 및 망사용료 문제 △국내 기업 역차별 문제 △통신비 인하 문제 △5G 상용화 현황 △IPTV 상생 문제 등의 현안이 다뤄졌다. 

ICT기업의 CEO들도 대거 증인으로 채택됐다. 통신3사, 네이버, 다음, 삼성전자, LG전자 등 10명의 기업 대표가 과방위 국감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국감장에는 황창규 KT 회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 단 2명만 출석했다. 전부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서다. 특히, 이날 자리한 통신사 대표로는 황창규 회장이 유일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황 회장의 국감 출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여야 의원들의 주된 호통의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황 회장은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개선을 요구하는 의원들의 질의에 솔직한 대답으로 응수하며 분위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황 회장은 이날 ‘과기정통부’ 관련 현안이 아닌 다소 개인적이고 공격적인 질문까지도 피하지 않았다. 

◇ 황창규 “5G 주도권 확보해야”… ‘정부 지원’ 강조했다

이날 황 회장의 가장 큰 소득은 ‘5G’에 대한 KT의 입장을 확실히 했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의 통신사가 5G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청까지 덧붙였다.

황 회장은 “전 세계 5G 기술 가운데 한국이 표준 50%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라며 “대한민국 통신 기술을 모두가 인정한다. 내년 봄 5G 상용화에 맞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투자 여력 마련에는 정부와 기업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국가들이 5G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미국은 FCC에서 망중립성을 폐지하고 일본은 5G 투자에 조세 감면을 나섰다. 4G 산업혁명을 둘러싼 경쟁에서 기회를 잃으면 돌이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통신사가 글로벌 5G 주도권을 확보해야 하지만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드러내며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한 셈이다. 실제 해외 주요 선진국의 경우 5G에 투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세액공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이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다. 

황 회장은 “5G 시장을 선점하면 미래 6G 시장에서도 (우리나라가) 앞서 나갈 수 있게 된다”며 “국가의 인프라가 5G 통신에 기반하게 될 것이다”고 전하며 5G가 향후 국가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력을 강조했다. 

실제 황 회장은 긍정적인 답을 얻고 돌아갔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5G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필요성을 지적하자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5G도 산업 R&D로 보고 세제 혜택 범위에 넣을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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