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 관련 신체와 자택 등에 압수수색을 당했다. 소환 조사가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의혹 관련 신체와 자택 등에 압수수색을 당했다. 소환 조사가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2일 늦은 출근길에 올랐다.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신체와 자택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에 응하면서 시간이 지체됐다. 같은 시각 성남시청의 행정전산실, 통신기계실, 정보통신과, 행정지원과 등 4개 사무실에도 수사관들이 들이닥쳤다. 측근들은 침통했다.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는 경찰의 혐의 입증이 가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압수수색은 이재명 지사의 소환 조사를 위한 마지막 절차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 요란한 압수수색에 불만 표시 “납득 어렵다”

혐의는 세 가지다. 성남시장 재임시절 권한을 남용해 친형인 고 이재선 씨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 한 직권남용죄, 해당 내용과 함께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을 6·13 지방선거 기간 동안 방송토론 등에서 부인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구단주로 있던 성남FC에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원 이상을 여러 기업이 지불하도록 한 특가법상 뇌물죄(또는 제3자 뇌물죄)다. 고발자는 바른미래당 성남적폐진상조사특위다. 특위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으로 촉발된 조폭연루 의혹에 대해서도 추가 고발한 상태다.

이재명 지사는 결백을 강조했다. 경찰의 압수수색 이후 분당 소재의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엄혹했던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도 문제되지 않던 사건”이라며 “6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왜 이런 과도한 일이 벌어지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이 휴대전화만 압수품으로 가져간 사실을 밝히며 “왜 요란하게 압수수색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사필귀정’을 믿었다. “결국은 진실에 기초해서 합리적 결론이 날 것”이라는 얘기다.

이재명 지사 측은 압수수색이 기습적으로 이뤄진데 대해 놀란 모습이다. 강제입원 의혹 수사 차원이라고 하지만 여배우 스캔들과 조폭 연루설 등과 엮일 수 있다는데 우려가 나왔다. 사진은 이재명 지사의 자택. / 뉴시스
이재명 지사 측은 압수수색이 기습적으로 이뤄진데 대해 놀란 모습이다. 강제 입원 의혹 수사 차원이라고 하지만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설 등과 엮일 수 있다는데 우려가 나왔다. 사진은 이재명 지사의 자택. / 뉴시스

이재명 지사의 자신감과 달리 내부는 뒤숭숭한 모습이다. 예상치 못한 자택 압수수색이 다른 의혹들과 엮일 수 있다는데 우려가 나왔다. 당초 이재명 지사의 신체 또한 압수수색 대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여배우 김부선 씨가 언급한 이재명 지사의 신체 특징을 확인하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졌던 것도 사실이다. 경찰은 선을 그었다. 휴대전화 확보를 위한 것일 뿐 “스캔들과 관계없다”고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은 친형 강제 입원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이재명 지사가 정치적 타격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기소가 되는 것만으로도 행보에 제약이 따르고,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될 경우 지사직을 박탈당하는 것은 물론 피선거권도 5년간 박탈된다. 차기 대선 도전은 불가능한 것이다. 앞서 이재명 지사의 부인과 조카 간 통화 내용을 담은 녹취파일이 공개돼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했다. 이재명 지사 측은 “형님의 강제 입원은 형님의 부인과 딸에 의해 이뤄졌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갖은 의혹 때문일까. 차기 대선주자로서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은 예전만치 못하다. 지난 5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는 범진보 진영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심상정 정의당 의원 다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재인 대통령,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함께 ‘빅3’를 형성했던 지난 대선 경선 때와 위치가 사뭇 달라진 셈. 압수수색이 또 한 번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을 출렁이게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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