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후임으로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로 인해 불거진 정치 복귀설, 공직 출마설을 일축하며 재단 사업 확장에 집중할 뜻을 보였다. / 뉴시스
유시민 작가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후임으로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로 인해 불거진 정치 복귀설, 공직 출마설을 일축하며 재단 사업 확장에 집중할 뜻을 보였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의 이사장직은 상징성이 크다. 친노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재단을 이끄는 것만으로도 정치적 무게감이 더해진다. 문재인 대통령도 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2009년 설립 당시 초대 이사장을 지낸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뒤를 이었다. 이후 대통령비서실장 출신 이병완 한국여자농구연맹 총재를 거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바통이 전달됐다. 그리고 5대 이사장으로 유시민 작가가 선임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그는 ‘노무현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불린 바 있다.

때문일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이해찬 대표가 후임으로 유시민 작가를 낙점하자 긍정적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대표는 유시민 작가에 대해 “2002년 선거부터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를 가장 잘 실천하는 공직생활을 했다”고 설명했다. 알려진 바로는, 이해찬 대표가 유시민 작가에게 “(내년에 열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를 책임 있게 준비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설득했다. 유시민 작가는 “언제가는 재단을 위해 봉사해야 할 때가 올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 내년 ‘서거 10주기’ 전환점, 재단 사업 확장 시사

재단은 지난 1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유시민 작가의 이사장 선임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그로부터 보름 뒤인 15일 취임식이 열렸다. 이날 유시민 작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평화 번영, 사회 정의를 실현하려고 노력했던 대한민국의 지도자로 국민의 마음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서거 10주기를 맞아서 재단의 활동이 우리 사회의 더 많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만들고 시민의 정치 참여와 사회적 연대를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뜻과 지혜를 모아 나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관심이 모아졌던 정치 재개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임명직 공무원이 되거나 공직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다시없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힌 것. “앞으로도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려 한다”는 게 유시민 작가의 계획이다. 그는 “재단의 이사장은 보수를 받지 않고 비상근으로 봉사하는 자리”라면서 “저는 책 읽고 글 쓰는데 시간을 조금 덜어서 재단 이사장 활동에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도 “항간에 이런저런 얘기가 있는데 유시민 작가의 뜻을 존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시민 작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평화 번영, 사회 정의를 실현하려고 노력했던 대한민국의 지도자로 국민의 마음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뉴시스
유시민 작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평화 번영, 사회 정의를 실현하려고 노력했던 대한민국의 지도자로 국민의 마음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뉴시스

이에 따라 유시민 작가는 정치 행보 대신 재단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재단은 노무현센터(가칭)와 노무현대통령기념관 건립 문제가 가장 큰 화두다. 서울 창덕궁 인근에 부지를 확보한 센터는 건축허가를 받은 만큼 지표조사가 끝나는 대로 착공에 들어간다. 봉하마을에 세워질 기념관도 일대의 세 가구를 더 매입한 뒤 곧바로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센터는 오는 2020년 5월 완공으로 목표하고 있으나, 기념관은 이보다 앞서 내년 5월 개관을 목표로 삼았다. 서거 10주년을 추모하기 위한 차원이다.

유시민 작가는 한 발 더 나아갔다. 그는 “지난 10년간은 추모와 애도, 위로가 재단의 중요한 기능이었으나, 이제 정파의 울타리를 넘어 한반도 평화와 사회정의 실현을 원하는 분이면 누구든 껴안을 수 있도록 발전시켜갈 것”이라며 사업 확장을 시사했다. 당장 10·4 선언 기념행사가 숙제다. 이달 초 평양에서 열린 11주년 기념행사를 다녀온 이해찬 대표가 “내년에는 서울과 봉하에서 행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북측에 얘기”한 상태다. 유시민 작가의 발걸음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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