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사법농단 의혹에서 실무 총책임자로 지목돼 검찰에 소환됐다. 조사 과정에서 그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 뉴시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사법농단 의혹에서 실무 총책임자로 지목돼 검찰에 소환됐다. 조사 과정에서 그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사법농단 의혹에서 핵심 인물로 꼽힌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취임한 이듬해부터 법원행정처의 주요 보직을 차지했다. 2012년 8월부터 2015년 8월까지 3년 동안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뒤 지난해 3월까지 차장으로 근무했다. 사실상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검찰은 임종헌 전 차장이 ‘윗선’의 지시를 받아 청와대와 각 정부부처를 드나들며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보고 사건의 실무 총책임자로 지목했다.

따라서 임종헌 전 차장의 소환은 윗선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의 진술에 따라 현재 수사선상에 오른 박병대·고영한·차한성 전 대법관 등에 대한 수사방향이 결정된다. 모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조사하기 위한 과정이다.

전망은 밝지 않다. 임종헌 전 차장은 20시간 가까이 이어진 검찰 조사를 마치고 16일 새벽 귀갓길에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 전날 검찰에 출석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낮은 자세를 보였던 것과 사뭇 달라졌다.

실제 임종헌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혐의를 상당 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그는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판사들 뒷조사 △일제 강제징용 사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 사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사건 등 재판 개입 △탄핵 위기에 몰린 박근혜 청와대의 요구에 따라 법률 검토 문건 작성 및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임종헌 전 차장은 “제기된 의혹 중 오해가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해명하겠다”며 검찰과 신경전을 예고한 바 있다.

검찰은 임종헌 전 차장에 대한 추가 소환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이 방대한 만큼 2~3차례 더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 이후 신병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는 게 검찰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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