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논란에 휩싸인 크리스 폴(휴스턴 로켓츠). /뉴시스·AP
리더십 논란에 휩싸인 크리스 폴(휴스턴 로켓츠).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출전정지 징계도 서러운 크리스 폴이 이번엔 인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시작은 견원지간으로 유명한 라존 론도의 인터뷰였다. 지난 20일(현지시각) 경기 중 폴의 얼굴에 침을 뱉고 주먹을 교환해 함께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던 론도는 23일(현지시각) ESPN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대부분 크리스 폴이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그가 팀 동료로서 얼마나 끔찍한지, 다른 동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모른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설상가상으로 폴의 전 동료들도 론도를 지원하고 나섰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LA 클리퍼스에서 크리스 폴과 한솥밥을 먹었던 글렌 데이비스는 24일(현지시각)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론도의 발언에 동의를 표했다. 데이비스는 이전에도 방송에 출현해 “폴은 자신이 다른 선수들과 다른 대접을 받길 원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한편 지난 5월엔 2011/12시즌 클리퍼스에서 폴과 함께 뛰어썬 케년 마틴이 언론 인터뷰에서 그를 ‘이기적인 선수’라고 칭하기도 했다.

크리스 폴에게 쏟아진 이 비난들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우선 폴의 리더십을 비난하고 나선 전·현직 NBA 선수들은 그 자신도 갖은 인성 논란에 시달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라존 론도는 슈퍼스타들이 득시글대는 NBA에서도 자존심이 강하기로 손꼽히는 인물이며, 폴뿐 아니라 보스턴·시카고 시절 동료들과도 불화를 빚은 바 있다. 

한편 글렌 데이비스와 케년 마틴은 각각 마약 판매 혐의와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전력이 있는 인물들이다. 또한 데이비스와 마틴이 클리퍼스에서 폴과 뛸 당시 경기력이 상당히 좋지 못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팀 리더인 폴의 합당한 요구를 두 선수가 고깝게 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크리스 폴이 코트 위에서 상당히 깐깐한 리더라는 것, 그리고 실제로 폴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 옛 동료들이 상당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ESPN 등 다수의 스포츠매체들은 디안드레 조던이 지난 2015년 댈러스로 이적할 마음을 먹었던 배경에 폴과의 불편한 관계가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작년 1월 휴스턴 선수들이 시합종료 후 클리퍼스 라커룸에 쳐들어갔던 배경에도 폴(당시 휴스턴)과 그리핀·리버스(클리퍼스)의 말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크리스 폴은 NBA 선수들과 코치, 단장 등 업계 관계자들이 ‘최고의 리더’나 ‘감독을 가장 잘 할 것 같은 선수’를 주제로 설문조사할 때 빠짐없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선수다. 뛰어난 전술 이해도와 상황판단능력을 바탕으로 자신이 몸담았던 팀들을 모두 리그 상위권에 올려놓았으며, 실제로 폴과 함께 뛰었을 때 성적이 오른 선수들이 많다. 그러나 승부욕이 넘친 나머지 팀 동료들을 과도하게 채찍질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된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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