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지 하루 만에 소환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 뉴시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지 하루 만에 소환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사법농단 의혹 수사 넉 달 만이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사건 피의자 가운데 처음으로 구속됐다. 주요 혐의는 재판 개입, 법관 사찰, 비자금 조성이다. 사실상 사법농단의 핵심 실무자로, 윗선의 통로 역할을 했다.

따라서 그의 구속은 윗선 수사의 신호탄과 같았다. 검찰은 구속 하루 만인 28일 임종헌 전 차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하지만 임종헌 전 차장이 수사에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그의 변호인은 “사안이 중하지 않고, 직권남용죄 성립에 의문이 있으며, 증거 인멸의 염려가 전혀 없는데 구속했다”면서 “법리보다 정치적 고려가 우선된 부당한 구속”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임종헌 전 차장은 검찰 수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예 ‘입’을 닫았다. 지난 15일 첫 소환 당시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제기된 의혹 중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 적극 해명하겠다”고 억울함을 토로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졌다. 앞으로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게 임종헌 전 차장 측의 설명이다.

이에 검찰은 투트랙 전략을 보이고 있다. 범죄 혐의가 소명돼 구속된 만큼 진술을 피하기 어렵다는 압박과 함께 수사에 협조해달라고 설득하는 중이다. 임종헌 전 차장의 진술에 따라 파급력은 달라질 전망이다. 영장에서 공범으로 적시된 윗선이 바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차한성 전 대법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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