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뉴 X3를 출시하며 두 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쇼케이스를 진행했던 BMW코리아가 최근 조용히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BMW코리아 제공
지난해 뉴 X3를 출시하며 두 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쇼케이스를 진행했던 BMW코리아가 최근 조용히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BMW코리아 제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1년 전인 지난해 11월, BMW코리아는 뉴X3를 국내에 공식 출시하며 대대적인 행사를 개최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SJ쿤스트할레에서 ‘어반 미션’을 주제로 3일에 걸쳐 X3 쇼케이스 행사를 진행한 것이다. 최첨단기술인 VR을 비롯해 익스트림 체험, 루프탑 아웃도어, 토크콘서트, 라이브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동원된 ‘특급’ 출시 행사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해를 넘겨 지난 1월엔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윈터 미션’을 주제로 두 번째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2층짜리 컨테이너 라운지를 마련해 역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 쇼케이스였고, 무려 3주 동안이나 진행됐다.

그런데 최근 BMW코리아는 뉴 X2와 뉴 X4를 아주 ‘조용하게’ 출시했다. 어떠한 출시 행사도 없고, 흔한 ‘보도자료 뿌리기’도 하지 않았다. 1년 전 뉴 X3 출시 때와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뉴 X2와 뉴 X4가 무게감이 떨어지는 모델도 아니다. BMW코리아는 지난 6월 부산모터쇼를 통해 뉴 X2와 뉴 X4를 공개하면서 ‘특급 게스트’로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을 무대에 세웠다. 윤성빈이 직접 뉴 X2를 몰고 나오는 장면은 부산모터쇼의 백미였다.

그렇다면 BMW코리아의 신차 출시가 갑자기 극도로 조용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다. 잇단 화재사고와 관련해 거센 후폭풍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BMW코리아는 유난히 폭염이 기승을 부린 올 여름을 가장 뜨겁게 보낸 곳 중 하나다. 잇단 화재사고로 논란이 확산된 가운데, 결국 결함을 인정하고 리콜 및 긴급안전진단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각종 의혹 제기와 화재사고가 계속되고, 소비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달았다. 최근엔 다소 누그러졌지만, 지난달 추가 리콜이 발표되는 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초상집과 다를 바 없는 분위기 속에 대대적인 신차 출시 행사는 언감생심이다. 그보단 화재사고 결함 및 논란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 할 수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지금은 모든 역량을 화재사고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으며, 따라서 당분간은 신차 출시 행사 등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비단 뉴 X2와 뉴 X4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연내 출시 예정인 모델은 물론,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신차들도 조용히 등장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BMW코리아는 이렇게 자숙의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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