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역 포함 호남 KTX 단거리 노선 신설 및 지역현안 논의를 위한 호남국회의원 간담회'에서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발언을 잇고 있다. / 뉴시스
'세종역 포함 호남 KTX 단거리 노선 신설 및 지역현안 논의를 위한 호남국회의원 간담회'에서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국회에서 지역 현안을 매개로 뭉친 초당적 모임이 늘고 있다. KTX세종역 문제에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호남의원들과 이에 반대하는 충북 지역 의원들이 각각 세 결집에 나섰다.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 나빠지면서 내년도 예산을 각자의 지역으로 끌어오려는 의원들의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국회가 지역 예산이 걸린 예산안 심사 국면에 들어서면서 의원들이 정당을 초월해 지역별로 뭉치는 모습이다.

KTX세종역 신설 문제는 충청권 여론을 반으로 갈라놨다. 세종역이 생길 경우 기존 오송역이 속해있는 충북 지역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충북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변재일·오제세·이후삼 의원과 자유한국당의 정우택·박덕흠·경대수 의원이 머리를 맞댔다. 지역구 의원은 아니지만, 충북 출신인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과 정의당 김종대 의원도 참여했다. 다음 총선에서 충북 지역에 출마해 재선을 노릴 가능성이 높은 이들이다.

충북 의원들은 “기껏 3조원을 들여 오송역을 만들고선 내팽개쳐 버릴 것인가”라며 “문재인 정부는 지역 균형 발전을 스스로 무너뜨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세종역 신설은 세종시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꺼낸 화두지만, 예민한 지역 문제가 걸려있어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세종역이 신설되면 호남으로 향하는 KTX 노선의 거리·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호남 지역 의원들은 환영하는 입장이다. 민주당 송갑석 의원, 민주평화당 정동영·박지원·장병완·유성엽·황주홍·최경환·김경진·정인화·이용주 의원, 바른미래당 김관영·주승용·김동철·정운천 의원, 그리고 무소속 이정현·이용호 의원은 한 자리에 모여 세종역과 호남KTX 단거리 노선 신설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세종 경유 호남선 KTX 직선화 추진 의원모임’(세호추)을 결성하고 국무총리,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장관과의 간담회를 추진하는 등 단체행동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 지역예산 끌어오기 신경전 ‘치열’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이 올해보다 9.7% 증가한 470조 5,000억원 규모로 편성되면서 지역별 요구도 늘어났다.

보수야당 내에서는 ‘대구·경북(TK) 홀대론’을 내세워 지역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모임이 구성됐다. 한국당의 TK 의원들 모임인 ‘TK발전협의회’는 의원회관에 모여 “470조원에 이르는 ‘슈퍼예산’에 대구·경북(몫 예산)은 늘기는커녕 줄었다”고 따졌다. 이 자리에는 한국당 소속 이철우 경북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도 참석했다.

한국당은 지역구 예산으로 직결되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번 예산 심사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새만금 태양광 사업에 반발하는 전북 지역 의원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북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바른미래당 김관영·정운천·박주현 의원, 평화당 정동영·조배숙·유성엽·김광수·김종회 의원,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새만금 태양광 사업에 대해 한목소리로 유감을 표했다. 김 원내대표는 “새만금 전체 개발계획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수정되고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새만금 태양광 사업으로 급격하게 냉랭해진 전북 민심을 달래기 위해 2일 전북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앞으로 민간 부분에서 10조 정도 투자를 유치해서 굉장히 많은 일자리도 만들고 투자사업도 본격적으로 시행하게 될 것”이라며 “새만금 전체 사업계획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다른 용도로 쓸 수 없는 지역인 전체 새만금의 9.5%정도에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을 만들어서 그 수익으로 새만금에 재투자하는 그런 투자수익모델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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