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다아울렛을 8년째 이끌어 온 박칠봉 대표 퇴진 직전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경영상 어려움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모다아울렛 15호점인 구리남양주점 전경. / 네이버 지도
모다아울렛을 8년째 이끌어 온 박칠봉 대표 퇴진 직전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경영상 어려움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모다아울렛 15호점인 구리남양주점 전경.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대구를 연고로 전국구 기업으로 성장한 모다아울렛에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대명화학에 인수 된 후 8년간 지속해 오던 전문경영인 체제를 종식한 모다아울렛의 성장세가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나서다. 이런 와중에 16호점인 충주점이 지역의 반대에 직면해 권오일 회장 체제가 불안한 출항을 하고 있다.

◇ ‘명장’ 떠나보낸 모다에 무슨 일이...

올해 아울렛, 패션업계의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는 모다아울렛을 8년째 진두지휘 해 온 박칠봉 대표의 퇴진이다. 지난 2010년 대명화학(전 KIG그룹)이 모다아울렛을 인수할 당시 권오일 회장의 부름을 받아 합류한 박 전 대표는 오늘날의 모다아울렛을 만든 일등주역으로 평가 받는다.

2002년 출범 후 8년 간 대구의 향토기업에 불과했던 모다아울렛은 박 대표 체제 아래서 급성장했다. 취임 당시 대구점 1호점에 불과했던 점포는 5년 만에 전국 각지에 12호점이 뿌리를 내렸다. 203억원 수준이던 매출 규모도 매년 100억 가량 불어나 어느새 779억원에 다다랐다. 권 회장이 아울렛에 진출한 지 10년째인 2020년 내에 무난히 1,000억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처럼 여겨졌다.

8년 간 모다아울렛을 이끌어 온 박 대표가 지난해 말 돌연 회사를 떠났다. 박 대표가 모다아울렛의 키를 내려놓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최대주주인 모다이노칩(100%)이 공시를 통해 밝힌 ‘일신상의 사유’라고만 알려졌을 뿐, 구체적으로 밝혀진 건 없었다. 박 대표가 물러나면서 모다아울렛은 권 회장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첫 오너 체제를 맞이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급변한 모다아울렛의 현주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모다아울렛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예상과 다르게 전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전 대표이사 인사와의 연관성이 새삼 관심사가 되고 있다.

800억 매출 고지를 목전에 뒀던 2016년 모다아울렛에는 급격한 변화가 찾아온다.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95% 하락한 36억원으로 곤두박질 친 것이다. 처음으로 3억원의 당기순손실도 발생했다. 뿐만 아니다. 당해 모다아울렛의 사업보고서는 작성되지 않았는데, 이는 자산규모가 100억대 초반으로 떨어지는 등 외부감사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모다 ‘키’ 잡은 권오일 회장, 충주점 실타래 풀까

재무구조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2015년 부채비율 191%로 비교적 건실하던 모다아울렛은 1년 사이 완전자본잠식상태 빠졌다. 238억원에 이르던 현금성자산도 2억으로 급감하면서 유동성 위기까지 찾아왔다. 이는 자산규모가 260억대로 회복하는 등 다시 외부감사를 받으면서 작성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된 내용이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모다아울렛 측은 즉각적인 답변을 꺼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5년 한 해에만 5개 점포를 여는 등 무리한 투자가 모다아울렛의 재무 상태를 악화시킨 원인으로 추정된다. 다만 지난해 모다아울렛은 감자차익 등을 통한 자본을 확충하면서 자본잠식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매출 총액은 78억원으로 여전히 예전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박 전 대표에 이어 모다아울렛을 짊어지게 된 권 회장은 출발부터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16호점이 될 충주점이 지역 상인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난항에 직면한 것이다. 지역 상인단체인 충주 성서 상점가 진흥사업협동조합은 “죽을 각오로 모다아울렛의 충주 진출을 막겠다”며 강경대응을 공식화 해 내년 8월 말 충주점 오픈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의 반대에 직면한 충주점 문제에 관해서도 본지는 모다아울렛의 입장과 향후 계획을 듣고자 했으나 관계자로부터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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