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달 국내 로펌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압수수색 했다고 3일 밝혔다. /뉴시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달 국내 로펌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압수수색 했다고 3일 밝혔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국내 로펌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압수수색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앤장은 론스타 먹튀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발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앤장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법농단과 관련해 김앤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의 연결고리 정황이 상당히 확보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에 따르면 강제징용 재판거래 사건 수사와 관련, 지난달 12일 김앤장 법률사무소 곽병훈 변호사와 한모 변호사의 사무실을 각각 압수수색 했다.

판사 출신인 곽 변호사는 박근혜정부 당시 2015년 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또한 한 변호사는 일본 전범 기업 측의 소송을 대리했다.

검찰에 따르면 곽 변호사와 한 변호사는 당시 법원행정처가 일제 강제징용 소송을 고의로 지연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지난 9월 곽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 했지만, 법원에서 영장을 계속 기각해 압수수색은 못했다.

지난 9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곽 변호사는 재판개입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 받고 오겠다”는 답변만 내놨다.

곽 변호사는 강제징용 소송 외에도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진료’를 밭았던 김영재 원장 부부의 특허소송에도 간접적으로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재판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 등을 수립해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양승태 당시 대법원이 김앤장 변호사들을 통해 어떻게 강제징용 소송에 개입했는지 알아보기 위한 절차라고 검찰은 밝혔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달 압수수색을 통해 양승태 대법원과 김앤장이 수시로 접촉한 정황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대법원에 이어 김앤장에 대해 사상 첫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재판거래 의혹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한편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한 법원의 영장 발부 기류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을 기점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검찰이 신청한 영장청구를 번번이 기각했지만, 임 전 처장의 영장 청구를 허용하면서 이번 김앤장 압수수색도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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