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간 불협화음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근거를 모르겠다”며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다른 입장이 없으며, 불협화음은 '근거 없는 추측성 이야기'라는 게 문재인 대통령의 판단이다.

2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뉴질랜드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만나고 통화하면서 이제는 상당한 신뢰, 그 다음에 우의가 구축되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금 상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제가 북한이 핵과 미사일 등의 모든 도발을 중단한 지 만 1년째 되는 날”이라며 “1년 동안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위협하는 일이 없어지고, 말하자면 평화가 실현된 것이다. 그리고 그 평화를 항구적인 평화로 만들어내는 일에 상당한 진전을 얻고 있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과 저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철도연결, 이산가족상봉 등의 사안을 대해 한미협상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사소한 부분까지도 충분한 협의를 거치고 있으며 한미 워킹그룹이 출범해 그 과정이 더욱 수월해졌다는 게 핵심이다.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엇박자 논란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철도 연결을 위한 사전연구 조사를 위해 이번에 열차가 올라가는데, 그것을 통해서 물자가 올라간다면 북한에 주는 것이 아니고 다시 가져오는 것이라고 해도 하나하나 다 협의를 하게 돼 있다”며 “대화 (절차가) 조금 불편한 면들이 있어서, 아예 한미 간 워킹그룹을 만들어 계속 실무적으로 협의해 나가기 때문에 한미 간 불협화음 같은 것은 전혀 없다는 것을 자신있게 말씀드린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사이 북핵 문제를 두고 공개적으로 엇박자를 낸 적은 거의 없다. 미국 국무부의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 비핵화 협상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취지의 논평을 두고 우리가 속도위반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언론의 질의에 반복적이고 교과서적인 답변으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정도의 메시지는 아니었다.

다만 미국 내 반트럼프 진영, 북한에 대한 불신 등이 합쳐진 부정적인 여론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 내 유력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북한이 비밀미사일 기지를 운용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국내 보수진영은 이를 인용해 한미 간 엇박자의 근거로 제시했다. 비록 국정을 수행하는 주체는 아니지만, 여론을 움직여 행정부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팀 셔록 미국 탐사보도 전문기자는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에 맞춰 개최된 토론회에서 “워싱턴 내에 (북한과 트럼프의 관계에 대해) 반대세력이 굉장히 크다. 북미관계 정상화에 대한 반대파가 정말 많다”며 “현실적으로는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말 강력한 반대가 있고 (대북) 상황이 더 이상의 진전을 이루지 않길 바라며 북한의 긍정적인 측면조차 허용하고 싶지 않아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한반도의 평화에 대해 반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