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경쟁도 치열해진 분위기다. 이 과정에서 계파·보스정치로 인해 원내대표 경선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사진 왼쪽부터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영우·김학용·나경원·유기준(가나다 순) 의원. /뉴시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영우·김학용·나경원·유기준(가나다 순) 의원.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를 뽑는 선거가 여전히 계파·보스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계파별 원내대표 후보의 등장은 기본이고 일부 친박계(친박근혜계) 원내외 인사들의 모임인 우파재건회의에서 나경원 의원 지지선언을 하기도 했다. 해묵은 계파갈등도 재현되는 분위기다.

4일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인물은 김영우·김학용·나경원·유기준(가나다 순)의원 등 4명이다. 이들은 출사표에서 공통적으로 ‘계파·보스정치 종식’을 선언했다.

김영우 의원은 계파정치를 두고 “한국당이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했고, 김학용 의원 역시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원내대표 경선이 계파대리전 양상을 보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밝혔다. 나경원·유기준 의원도 각각 계파정치 종식을 출마선언문에 담았다.

◇ 탈계파 선언도 무색해졌다

문제는 이들 후보들의 바람과 달리 원내대표 경선이 사실상 계파대리전 양상으로 흐른다는 점이다. 여기에 우파재건회의가 지난달 30일, 나경원 의원을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단일화 우선 후보로 지명하면서 갈등이 본격화 됐다. 유기준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의 문자를 유포했다”면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비박(비박근혜)·복당파 측 후보로 분류된 김영우 의원도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파재건회의가 특정 후보를 뚜렷한 기준과 근거도 없이 지지하고 나섰다”면서 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철저한 진상규명과 징계도 요구했다.

계파·보스정치 구도는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강석호 의원은 지난달 28일, 원내대표 경선 포기 후 김학용 의원을 지지했다. 이를 두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김무성 의원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 의원이 당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의원과의 관련성은 부인했지만, 여전히 의혹은 남아있다.

친박(친박근혜)·잔류파에서도 유재중 의원이 4일 원내대표 출마를 접었다. 그는 “특정인을 지지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지만, 출마포기 선언이 사실상 같은 계파에 속하는 유기준 의원에게 힘을 실어준 모양새가 됐다.

친박계 좌장격인 무소속 서청원 의원도 한국당 계파갈등의 중심에 섰다. 서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복당한 사람들은 국민에 대한 사과와 자신들의 과오부터 반성하고 나서 다음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야 정치인이 손가락질 받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비박·복당파를 겨냥한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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