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부진한 수주와 실적, 희망퇴직 등으로 씁쓸한 연말을 맞고 있다. /뉴시스
삼성중공업이 부진한 수주와 실적, 희망퇴직 등으로 씁쓸한 연말을 맞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삼성중공업이 씁쓸한 연말을 맞고 있다. 수주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적자는 예상치를 이미 뛰어넘었다. 여기에 사망사고와 희망퇴직으로 내부분위기는 뒤숭숭하기만 하다. 남준우 사장의 취임 첫해가 연이은 악재 속에 막을 내릴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초 제시한 수주목표는 82억달러. 현재까지 따낸 수주는 50억달러다. 조선3사 중 가장 낮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해양부문 수주목표(27억달러)를 별도로 가장 높게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연말에 이르도록 해양부문 수주실적은 ‘제로’에 그치고 있다. 자신감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경영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해양부문 수주 난항은 쓰리기만 하다.

물론 12월 대반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계절적으로 업황이 활기를 띄는 시점이고, LNG선박 발주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단번에 목표치에 이를 수 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의 고민은 수주에 그치지 않는다. 실적 또한 당초 예상보다 더 좋지 않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월 실적전망 공시를 통해 올해 2,4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3분기 만에 누적 영업손실 2,756억원을 기록하면서 이를 초과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지난 10월말 정정공시를 통해 올해 영업손실 전망치를 4,200억원으로 수정했다. 영업손실이 예상보다 증가한 것에 대해서는 “강재 및 기자재 가격 인상과 3년 치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일시금 등 당초에는 전망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손익차질 요인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수주 부진과 실적 악화의 이중고에 빠진 가운데, 내부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19일부터 7년차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있다. 또 다시 구조조정 한파가 덮친 것이다. 그러나 희망퇴직 접수 인원은 회사 계획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조조정을 둘러싼 진통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대형 산재사고에 이어 올해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은 점 역시 삼성중공업의 분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삼성중공업에서는 지난 10월 자전거를 타고 가던 직원이 25톤 트럭과 충돌해 숨지는가 하면, 지난달 13일엔 한 직원이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취임 이후 줄곧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 왔던 남준우 사장.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그의 자신감은 깊은 고민으로 바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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