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반도체 전망이 부정적이다.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돌입했으며, 그 속도 역시 예상보다 빠르다는 분석이다.
내년 반도체 전망이 부정적이다.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돌입했으며, 그 속도 역시 예상보다 빠르다는 분석이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반도체 시장에 한파가 불고 있다. 경기가 움츠러드는 모양새다. 심지어 그 속도도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내년도 설비투자는 올해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최근 3개월간 지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 반도체, 어렵다… ‘메모리’ 두자릿수 하락세 예상 

반도체 전망이 다소 부정적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고점론의 영향으로 내년도 시장 규모가 올해 대비 줄어든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시장 진출로 공급 과잉이 오고, 이로 인해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황의 실적 둔화 속도도 예상보다 빠르다. 10일 DB금융투자는 2019년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단가(ASP)의 하락세가 두 자릿수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D램의 경우 올해 대비 20%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낸드플래시는 30%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와 ASP가 당초 예상보다 2~3% 더 하락하고 있다”며 “서버, 모바일, PC 등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 수요가 안 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일 하이투자증권 역시 올 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의 하락률은 각각 9%, 21% 등으로 추정했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비수기로 접어든 데다 고객의 재고 정리도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 1분기 D램 및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역성장하고, ASP 하락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D램의 경우 내년 1분기 ASP 낙폭이 올 4분기 대비 확대될 예정이다”고 분석했다. 

◇ 반도체 설비투자, 국내서 최대 8조원 이상 감소

이에 반도체 시장의 CAPEX(설비투자)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설비투자 규모는 올해 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예상액인 1,071억4,000만달러(약 121조원)보다 125억5,000만달러 줄어든 945억9,000만달러(약 106조8,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국내다. 국내 반도체 제조사는 평균보다 더 큰 폭으로 축소할 전망이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 1위 삼성전자와 3위 SK하이닉스가 대표적이다. 실제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금액은 총 226억2,000만달러(약 25조5,000억원)로 추정되지만 내년도는 올해 대비 20% 줄어든 180억달러(약 20조3,000억원)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축소폭은 삼성전자보다 더 크다. 올해 128억달러(약 14조5,000억원) 규모에서 22% 축소한 100억달러(약 11조3,000억원) 선에서 설비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약 5조원 이상 줄이는 것이며, SK하이닉스는 약 3조원가량 축소하는 수치다. 이는 메모리 공급 과잉 현상으로 인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당초 평택에서 설비투자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지난 2017년 7월 가동을 시작한 평택 1라인 1층에 이어 2021년까지 증설을 예고한 2층에 잔여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계획을 변경, 2층 증설 일정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기존 계획대로 중국 우시에서 D램 2차라인과 충청북도 청주에서 낸드 M15라인을 확보하는 것으로 설비투자를 진행할 전망이지만 변동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양사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3개월간 지속 하락세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20일 최고점(4만7,600원)을 찍은 이후 꾸준히 하락했고, 10일 4만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고점 대비 15.5% 낮아졌다. SK하이닉스 역시 9월 20일 최고점(7만9,900원) 이후 18% 감소해 10일 6만5,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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