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측근인 김학용 의원의 원내대표 경선 패배로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됐다. / 뉴시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측근인 김학용 의원의 원내대표 경선 패배로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됐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은 4선의 나경원 의원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였다. 일선 정치부 기자 상당수가 나경원 의원의 우세를 점쳤다. 하지만 압승까진 생각하지 못했다. 당 소속 의원 103명(당원권 정지된 9명 제외)이 참석한 투표에서 나경원 의원은 68표를 획득했다. 경쟁자였던 김학용 의원은 35표 획득에 그쳤다. 33표차다. 이 같은 결과는 당내 의원들도 깜짝 놀라게 했다.

당 안팎의 해석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복당파 견제론이 나경원 의원에게 표쏠림 현상으로 나타났다는 것. 잔류파는 김학용 의원이 승리할 경우 전임자인 김성태 의원에 이어 복당파가 연속으로 원내대표를 하게 된다는 점에서 반감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친박계의 불만과 맞닿았다.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은 나경원 의원의 당선에 대해 “복당파가 그동안 얼마나 당 운영을 전횡했는가를 분명하고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 김학용 패배로 리더십 타격  

주목할 점은 친박계의 결속력이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으로 친박의 결속력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는데 당내 이견이 없다. 반대로 비박계는 결속력이 약했다. 이로써 정치적 타격을 받은 사람은 김무성 의원으로 꼽혔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패배한 김학용 의원이 바로 그의 측근이다. 김무성 의원은 비박계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 출신이자 탈·복당 전력이 없는 강석호 의원 대신 김학용 의원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그때부터 비박계의 패배가 예견됐던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김무성 의원이 내년 2월 예정된 전당대회에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출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선 추대론을 말했다. / 뉴시스
김무성 의원이 내년 2월 예정된 전당대회에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출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선 추대론을 말했다. / 뉴시스

결과적으로 김무성 의원은 리더십에 의문을 남기게 됐다. 하지만 반전의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다. 내년 2월 예정된 전당대회와 차기 총선에 불출마 의사를 밝혔던 터다. 새로운 보수 정당 재건이 그가 내세운 불출마 이유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전망을 깬 것도 “대통령을 잘못 모셨던 핵심들, 복당한 사람들 중에 주동적 입장에 있었던 사람들, 선거 참패의 책임이 있었던 사람들은 스스로 출마를 안 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호기로운 선택이었으나, 지금으로선 그가 앞으로 설 곳이 보이지 않는다.

김무성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을 뿐 정계 은퇴를 말한 게 아니다. 비박계의 구심점으로 그의 역할이 필요한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온 게 추대론이다. 김무성 의원이 자신의 말을 뒤엎고 출마로 가기 위해선 추대론이 모양새가 좋다는 얘기다. 전원책 변호사가 “김무성 의원의 영향력이 앞으로 줄어들지 않겠느냐 하지만 지켜봐야 될 것이다. 이제 비박도 뭉치고 무대(김무성) 추대론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초 김무성 의원이 추진하려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석방결의안은 불발로 그칠 전망이다. 당장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가 “한국당이 더 이상 과거로 가서는 안 된다”며 석방결의안을 반대했다. 친박계의 호응도 예상과 달리 냉랭하다. 도리어 의심만 샀다. 당내 선거를 노리고 세 확장을 위해 꼼수를 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무성 의원은 다시 숨고르기에 들어가야 할 처지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