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북중 정상회담 당시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 악수하는 모습. /AP-뉴시스
지난해 6월 북중 정상회담 당시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 악수하는 모습.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정은 위원장의 35세 생일은 화려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을 받아 8일 베이징에 도착한 김정은 위원장은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과 화려하기로 유명한 금색대청에서 만찬 일정을 소화했다. 만찬은 북중 70주년인 만큼 화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은 8일에 이어 9일에도 시 주석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인근 텐진 등을 방문해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를 살펴볼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경제발전을 주요 목표로 설정한 바 있다. 중국은 김 위원장의 도착에 상무위원을 파견하고 이동시 사이드카 4대를 배치하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의아한 것은 북중 정상회담의 결과나 내용이 전혀 보도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관영 CCTV나 노동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이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간략히 보도했을 뿐이다. 김 위원장의 베이징 도착 전 이례적으로 방중사실을 보도했던 것과 사뭇 다른 장면이다. 지난해 6월 북중 정상회담 당시, 회담이 끝나자마자 세세한 내용을 밝혔던 것과도 다른 모습이다.

김 위원장의 중국 체류기간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점, 그리고 2차 북미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관련국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목적 등으로 풀이된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경제협력 등 북중관계 개선과 함께 북미정상회담의 의제를 조율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제사회가 북중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먼저 북한을 경계하는 시각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본다. 미국과의 협상이 진척되지 않을 경우, 중국을 돌파구 삼아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또한 중국이 북핵 문제를 대미 무역협상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보인 것으로도 해석한다. 일본 교도통신은 “북미 정상회담을 겨냥해 북한이 중국과 연대하는 모양새”라고 했다.

반대로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에 긍정적 시그널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북핵 문제 해결과 제재완화, 평화협정 과정에 중국이 필연적으로 개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북중 관계개선은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방중 전 미국에 관련 사실을 통보하고 양해를 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의 방중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진행상황을 공개한 점, 중국과 북한 모두 우리 측에 북중 정상회담 사실을 사전에 고지한 점 등이 그 방증이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김 위원장이) 베이징 출발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알렸을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 놓고 시진핑 주석과도 든든한 관계를 유지해 가는 굉장히 전략적 실용적 사고”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고의 목적은 제재 완화와 체제 안전 두 가지인데, 시진핑 주석이나 미국에 대해서도 이 두 가지를 관철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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