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범찬희 기자] BBQ(이하 비비큐)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그룹(이하 제너시스)이 외식업계 불황에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성공에 힘입어 야심차게 추진한 외식 브랜드들이 좀처럼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 돈까스부터 이자카야까지 줄줄이 고전

가맹 본사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맞서 점주들이 조직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입지가 곤란해진 비비큐. 가격 인상 등에 실망한 소비자에 이어 프랜차이즈 핵심 파트너들까지 등을 돌리고 있는 비비큐가 남모를 고민에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의욕적으로 뛰어든 외식 사업이 빛을 보지 못하면서 ‘프랜차이즈 그룹’이라는 이름을 무색케하고 있다. 2017년부터 그룹 지주사격인 ‘제너시스’의 종속기업에 편입된 ‘지엔에스에프앤비’를 비롯해 연결기업이 아닌 ‘지엔에스올떡’, ‘지엔에스엠엔에프’, ‘지엔에스와타미’ 등 외식 계열사가 적자와 점포 감소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비교적 높은 인지도를 가진 ‘닭익는마을’을 운영하는 지엔에스에프앤비는 최근 3년간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2015년 103억원에 달했던 연매출은 2017년 66억원까지 감소했다. 이는 ‘닭익는마을’을 포함한 돈까스, 참숯바베큐 등의 아이템들이 처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1999년 1호점을 연 ‘닭익는마을’의 가맹점수는 2017년 기준 17개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과거 2년에 비해 4개 줄어든 숫자다. 닭익는마을에서 파생된 수제꼬치 전문점 ‘닭익는마을 도리마루’도 가맹사업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도록 2개 점포를 보유하는 데 그치고 있다. 또 BBQ 올리브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BBQ올리브 돈까스’도 2015년 7개에서 2년 뒤 2개로 축소됐다.

지엔에스에프앤비에서 최다 점포를 보유한 우쿠야(우동전문점)도 같은 기간 112개에서 84개로 줄었다. BBQ와 같은 치킨을 판매하는 시클릿테이스트 참숯바베큐도 58개에서 39개로 가맹점이 감소했다.

◇ 가맹점 ‘제로’ 왕푸짐… “지난해 2월 매각”

돼지고기를 주로 취급하는 지엔에스엠엔에프도 사정은 비슷하다. 2015년 53개이던 ‘퇘랑숯돌생고기’ 가맹점 수는 2년 뒤 절반 가량 줄어든 28개뿐이다. 결국 소리 소문 없이 철수시킨 브랜드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돼지고기 전문점 ‘맘앤팜 왕푸짐’은 2017년 운영하는 점포수가 ‘제로’ 상태로 나타났는데, 이와 관련 제너시스 관계자는 “지난해 2월 왕푸짐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가맹 브랜드들이 시원찮게 운영되면서 지엔에스엠엔에프는 최근 3년(2015~2017년)간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 가지 브랜드에만 주력하고 있는 계열사들도 고전하기는 매한가지. 2016년 163개이던 분식 전문점 ‘올떡’(지엔에스올떡)의 점포는 이듬해 118개로 급감했다. 점포수가 줄면서 2017년 매출은 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줄어들었다.

이자카야 ‘와타미’도 비비큐의 청사진과는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2013년 일본 외식 전문 대기업인 와타미와 합작해 선보인 이 브랜드는 송파 방이점과 인천 구월점 2곳에 들어서 있다. 본점이던 강남점은 지난해 폐쇄됐다. 런칭 당시 “강남 1호점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국내 100여개 매장에 출점할 것”이라던 포부와는 다른 상반된 결과다.

제너시스 관계자는 “올해부터 브랜드 리뉴얼과 함께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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