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노리카의 국내 양대 법인 중 한 곳인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의 매각설이 불거졌다. / 페르노리카
페르노리카의 국내 양대 법인 중 한 곳인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의 매각설이 불거졌다. / 페르노리카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위스키의 대명사 페르노리카의 위태로운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불거진 갑질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수익난에 빠진 관계사의 매각설이 나왔다.

◇ 찬바람 부는 위스키 시장… 임페리얼 ‘매각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국내 위스키 소비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18일 업계 일각에선 모회사인 페르노리카SA가 최근 매각자문사를 선정하고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지분 100%)에 대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매각가는 600~800억원이라는 구체적인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페르노리카코리아의 관계사로 위스키 ‘임페리얼’의 생산 및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페르노리카 관계자는 “당사는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의 매각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회사 측의 부인에도 매각설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건 임페리얼법인이 처한 사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지난 7년간 매출이 감소하는 등 수익난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2,000억원이 넘던 연매출은 지난 2017년(6월 결산)을 기점으로 1,0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엔 820억원 매출에 그치면서 2006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300~400억원대이던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해 49억원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35억원의 당기순손실까지 기록하면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 갑질로 얼룩진 연말, 불안한 기해년 새해

향후 전망도 어둡다. 김영란 법과 워라밸 확산에 따른 회식 등 음주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고급술인 위스키는 설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주류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출고량은 149만2,459상자. 이는 전년(159만1,168상자)보다 6.2% 줄어든 수치다. 2008년 이후로 국내 위스키 출고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실제로 임페리얼법인의 매각이 이뤄진다면 페르노리카의 국내 사업은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전 대비 절반에 불과한 1,000억 규모의 페르노리카코리아 한 곳만 남게 된다.

이 곳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발렌타인’, ‘앱솔루트’ 등을 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 역시 위스키 판매가 줄면서 최근 매출이 예년 대비 300억 가량 감소했다. 다만 임페리얼법인과 달리 잡손실 등 영업외비용이 적정 수준을 유지해 당기순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특히 페르노리카코리아는 기업 윤리에 상당한 금이 간 상황. 지난해 한 임원의 갑질 논란이 불거져 회사와 장투불 사장 모두 곤욕을 치렀다. 장투불 사장은 폭언과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은 임원을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다 국감장에 서게 됐다. 국감 증인대에 선 장 투불 대표는 의원들의 질의에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다 혼쭐이 났다.

지난 연말을 갑질 이슈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페르노리카는 연초부터 관계사의 매각설이 불거지면서 위태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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