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 삼양패키징 대표가 카토캔 안전성 논란으로 시름에 잠길 전망이다. /삼양패키징 홈페이지 갈무리
이경섭 삼양패키징 대표가 카토캔 안전성 논란으로 시름에 잠길 전망이다. /삼양패키징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경섭 삼양패키징 대표가 시름에 잠기고 있다. 지난해 실적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예상치 못한 악재가 터져서다. 삼양패키징에서 생산된 용기인 카토캔의 취약성 문제가 불거진 것인데, 회사 측은 부랴부랴 내구성 강화 대책 마련에 나섰다. 

◇ 친환경용기 카토캔, 내구성은 구멍? 

포장재 회사인 삼양패키징은 자사에서 생산한 종이캔 용기인 ‘카토캔’ 재질 강화 방안을 마련 중이다. 남양유업의 유아용 음료인 ‘아이꼬야 우리아이주스 레트비트와 사과’ 제품에서 곰팡이가 검출된 원인으로 용기의 취약성 문제가 지목돼서다. 

남양유업은 18일 해당 제품의 판매 중단을 결정하면서 “해당제품의 문제점은 제조과정이 아닌 배송중 발생한 핀홀 현상으로 밝혀졌다. 제품의 용기는 종이캔(카토캔)으로 배송과 운송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취약점이 발견됐다”고 해명했다. 남양유업은 또 “해당 용기의 안전성이 보완되기 전까지 해당 용기가 사용된 전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카토캔은 삼양패키징이 글로벌 특허권을 가진 독일의 회라우프(HORAUF)사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부터 생산을 시작한 용기 제품이다. 이 용기는 특수 종이를 7~8겹으로 겹쳐 만든 캔 모양의 용기로, 중량이 가벼워 휴대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친환경적이라고 알려졌다. 

카토캔은 일반 알루미늄 캔보다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자연에서 분해되기 쉬운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친환경바람’을 타고 음료 및 유업계에선 지난해부터 카토캔 용기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삼양패키징은 지난해부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 카토캔 제품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용기의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유업계는 다른 제품으로 파문이 확산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남양유업 외에 매일유업, 서울우유협동조합, 푸르밀, 롯데칠성음료 등의 식품사도 일부 음료 제품에서 카토캔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용기를 사용하고 있는 업체들은 점검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재질 강화 대책 마련 분주  

사정이 이렇다보니 삼양패키징도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카토캔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갈 경우, 타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자칫 용기 교체라도 나선다면 곤혹스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삼양패키징은 재질 강화 방안에 총력을 기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삼양패키징 측은 “우선 종이 재질 자체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 카토캔 제품을 포장한 외부 상자에 강화 포장재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안전성 논란으로 이경섭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2016년 12월 삼양패키징의 대표에 올랐으며, 올해 말 임기 만료를 맞는다. 이 대표는 재임 기간 동안 순탄한 경영 행보를 보여왔지만 이번 논란으로 다소 오점을 남기게 됐다. 특히 지난해 실적이 둔화된 흐름을 보인 만큼 이번 논란이 뼈아프게 다가올 모양새다. 삼양패키징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270억원, 당기순이익 16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33.9%, 38.5% 감소했다. 

삼양패키징은 2014년 삼양사 용기사업 부문 사업이 물적분할돼 설립된 곳이다. 페트병 제조 시장에서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7년 11월에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다만 상장 당시 공모가(2만6,000원)와 비교하면 현재 주가(23일 종가 1만7,650원)는 32.1% 하락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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